'김정일 의형제' 박명철 체육상마저… 하나둘씩 사라지는 김정일 사람들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2.10.18 03:07

    레슬러 역도산 사위로 유명… 김정은, 아버지 색깔 지우기

    북한 체육계의 거물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의형제' 사이였던 박명철(71·사진)이 체육상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조선중앙방송(라디오)이 이날 평양 통일거리운동센터 준공식 소식을 전하면서 리종무 조선축구협회 위원장을 체육상으로 소개한 것이다.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사위로 유명한 박명철은 김일성의 신임이 두터웠던 남파 고위 공작원 박정호(1959년 사망)의 아들이다. 박정호가 한국에서 붙잡혀 사형당하자 김일성은 박명철 형제들을 모아놓고 "내가 친아버지가 되어 너희를 돌봐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일은 역도 선수였던 박명철이 체육계 고위 인사로 승진하는 계기가 됐다.

    김정일도 동갑내기인 박명철을 친형제처럼 아꼈다.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회복한 뒤로는 박명철을 국방위 참사(2009년 2월), 체육상(2010년 6월), 당 중앙위원(〃 9월), 조선올림픽위원장(〃 11월) 등 요직에 기용하고 현지 지도에 동행시키는 등 각별히 중용했다.

    북한 소식통은 "이번 체육상 교체는 김정일의 '측근 중 측근'을 해임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아버지 색깔 지우기'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박명철과 함께 김정일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전일춘 전 노동당 39호실장도 최근 행방이 묘연하다. 김정일의 중·고교(남산고급중학교) 동창으로, 김정일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전일춘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39호실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한직을 떠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의 총애를 받던 리영호 총참모장(70)은 지난 7월 전격 해임됐다. 정부 관계자는 "리영호는 김정일이 김정은의 홀로서기를 위해 붙여준 군사 과외교사 같은 존재"라며 "예상보다 빨리 리영호를 내친 것은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김정은의 의지가 매우 크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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