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 민통선 내 유일 미군반환기지, 안보관광지 된다

    입력 : 2012.10.15 03:01 | 수정 : 2012.10.15 03:06

    1사단·경기도·파주시, '캠프 그리브스' 활용 합의
    군부대·병영체험·문화체험… 민간과 軍이 공동으로 활용
    일부 시설 먼저 리모델링, 내년부터 청소년 병영체험장
    임진강변 철책 순찰로, 생태 탐방로 활용도 추진
    "향후 DMZ안보체험관광에 시너지 극대화할 것"

    민통선 내 유일한 미군반환공여지 '캠프 그리브스'가 안보체험 시설로 재탄생한다.

    경기도, 파주시, 육군 1사단, 경기관광공사는 지난 12일 1사단 회의실에서 '캠프 그리브스 활용방안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캠프 그리브스의 역사·문화적 가치 보전과 안보관광자원 활용에 합의했다. 이번에 맺은 양해각서 체결로 그 동안 군에서만 활용하던 시설을 민간과 군이 공동으로 활용하게 됐다.

    ◇미군이 사용하던 막사 등 그대로 보존

    캠프 그리브스는 비무장지대와 불과 2km 남짓 떨어져 있는 군사적 요충지이다. 6·25전쟁 직후인 1953년 7월부터 50여년간 미군이 주둔해오다 지난 2007년 4월 한국에 반환됐다.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임진각과 마주 보고 있는 캠프 그리브스는 주변에 도라산역, 통일대교, 독수리 도래지, 통일촌 등이 있어 접근성이나 활용도가 높은 요지이다. 면적은 25만㎡로 주변지역을 포함하면 86만㎡에 이른다.

    이번 합의에 따라 캠프 그리브스 부지는 군부대 시설부지, 복지시설 부지, 병영체험 시설 부지, 문화체험 부지 4개 구역으로 나눠 활용될 예정이다. 우선 일부 시설을 먼저 리모델링해 내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병영체험장으로 활용한다. 미군이 사용하던 막사와 사무실, 체육관, 강당 등은 그대로 활용해 미군기지 본연의 모습을 살린 독특한 체험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전시관, 박물관 등이 설치되는 문화체험 시설은 2017년까지 조성키로 했다.

    민통선 내 유일 미군반환공여지인 캠프 그리브스. 2017년까지 문화예술과 생태 체험공간으로 거듭나면 전 세계의 유일한 관광 자원으로 각광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캠프 그리브스는 임진강변에 위치해 생태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높아 이미 임진강변 철책 순찰로를 부분적으로 생태 탐방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으며, 캠프 그리브스와 연결한 민통선 안보생태 체험코스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캠프 그리브스가 DMZ 안보관광코스인 제3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임진각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향후 DMZ안보체험관광에 시너지를 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軍·파주시 5년여간 활용방안 두고 팽팽한 대립

    지난 2007년 4월 캠프 그리브스 반환 후 이 시설을 누가 사용할 것인지를 놓고 국방부와 파주시 사이에 갈등도 많았다.

    당초 국방부는 그리브스 부지 매각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파주시는 원형 보존을 통해 역사문화유산으로 활용할 것을 추진했다. 시는 2007년 캠프 그리브스를 남북 및 국제문화예술교류협력단지로 조성할 계획을 수립하고 정부에 안을 제출했다. 캠프 그리브스(25만390㎡)와 주변 지역(61만6796㎡) 포함 총 86만7186㎡에 기존 시설을 활용, 공연장, 체육관 등 주민 편의 시설을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이인재(오른쪽부터) 파주시장, 하창호 1사단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황준기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지난 12일 캠프 그리브스 부지를 활용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파주시 제공

    하지만 국방부는 2008년 4월 그리브스 부지를 시에 매각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기로 방침을 뒤집었다. 이에 파주시민들도 청와대, 국방부 등에 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적극 반대에 나섰다. 10월 23일에는 시민 13만2766명으로부터 서명받은 '캠프 그리브스 기지반환 촉구' 결의문이 국방부와 육군 1사단에 제출됐다.

    하지만 1사단은 2009년 6월 그리브스 내부 건물을 철거하고 병영을 신축하겠다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파주시는 1사단의 건축허가 요청을 3차례나 거부했다. 1사단은 2010년 1월 5일 파주시가 캠프 그리브스 부지의 건축을 불허한 것에 반발해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청구서를 경기도에 제출하며 갈등은 확대됐다. 2월 16일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해 1사단과 파주시 간 중재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리브스 부지 반환 이후 군과 파주시 간의 팽팽한 대립은 지난해 8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군에서 입장변경을 시사한 것이다. 파주시의 한 관계자는 "1사단장이 바뀌고 국방부에서도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병영체험장 조성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게 됐다"며 "그 와중에 사단장이 또 교체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협의 끝에 안보관광지로 활용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육군 1사단과 경기도·파주시·경기관광공사의 양해각서 체결은 군과 지자체의 유기적인 협조와 창의적인 협력개발의 모범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인재 파주시장은 "내년은 DMZ가 생긴 지 60년이 되는 해로 민통선 내에 안보체험 시설이 개장돼 더욱 뜻 깊을 것"이라며 "캠프 그리브스 부지가 2017년까지 문화예술과 생태 체험 공간으로 거듭나면 전 세계의 유일한 관광자원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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