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는 누가 될 것인가.

두산과 롯데의 2012 준플레이오프가 친정팀 비수 꽂기 시리즈로 진행되고 있다. 2차전에서 롯데 용덕한이 9회 승부를 가르는 결승 솔로 홈런으로 포효하자 3차전에서 두산 최준석이 보란듯 경기흐름을 가져오는 팀의 시리즈 첫 투런 홈런으로 반격했다. 용덕한은 올해 6월 중순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었고, 최준석은 2006년 롯데에서 넘어온 선수. 친정팀에 제대로 울린 것이다.

두산은 1~2차전에서 베어스 출신 롯데 선수들에게 제대로 당했다. 특히 포수 용덕한에게 무너졌다. 강민호의 부상을 틈타 마스크를 쓴 용덕한에게 1차전에서 결승점이 시작이 된 10회초 좌측 2루타를 맞은 데 이어 2차전에서는 9회 결승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여기에 올해 중순까지 두산에 몸담은 선수답게 상대의 스타일을 파악, 포수로서 롯데 덕아웃 내 전력분석원 노릇까지 톡톡히 했다.

그러자 3차전에서 롯데 출신의 최준석이 사직구장을 잠재우는 한 방을 폭발했다. 1~2차전 결장한 그는 3차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현수의 선제 적시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롯데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를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오래 전이지만 롯데에 지명받고 입단한 최준석이 친정팀의 상승 기운을 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순간이었다.

용덕한과 최준석 외에도 양 팀에는 상대팀 출신 선수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롯데에는 4번타자 홍성흔과 중간계투 김성배가 두산 출신이며 두산에는 외야수 임재철과 내야수 이원석이 롯데에서 데뷔했다. 과연 이들이 남은 시리즈에서도 친정팀 비수 꽂기 시리즈에 동참할 수 있을지가 흥미롭다.

롯데 4번타자 홍성흔은 1~3차전에서 12타수 3안타 타율 2할5푼에 타점은 아직 없다. 2009~2010년 두산 상대로 한 준플레이오프에서 도합 36타수 6안타 타율 1할6푼7리 무홈런 2타점에 머물렀는데 올해도 아직까지는 인상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거포이며 스타 기질이 강하다는 점에서 주목 대상이다.

롯데 필승 불펜조 김성배는 1~3차전 모두 구원으로 나와 3⅔이닝 1피안타 1사구 5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2.45의 안정감있는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타자들이 좀처럼 그의 공을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두산 임재철과 이원석은 아직 잠잠하다. 1~3차전에서 임재철은 9타수 무안타로 깊게 침묵하고 있고, 이원석도 13타수 2안타 타율 1할5푼4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임재철은 3차전 1회 조성환을 홈에서 태그아웃시키는 강철 어깨를 자랑했고, 이원석도 두산의 3루 핫코너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타선에서도 결정타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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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