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 인애학교 교사들이 이 학교의 지적장애 학생들이 동료 교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고서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묵인해온 사실이 교육 당국에 적발됐다. 교사들은 2010년 10월쯤 피해 아동들로부터 사실을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 수사는 1년이 더 지난 2011년 11월에야 시작됐다. 교사들이 성범죄 사실을 안 즉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 아동들이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것이다.
충남도교육청은 성범죄 사실을 알고도 경찰에 즉시 신고하지 않은 인애학교 교사 2명과 생활지도원(비정규직) 2명에게 과태료 총 160만원(교사 1명당 60만원, 생활지도원 1명당 20만원)을 부과했다고 11일 밝혔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학교 등 기관 종사자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 과태료를 낸 교사 2명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뒤 교단에 복귀한 상태다. 생활지도원 1명은 그만뒀고 1명은 학교에 남아있다.
여성가족부가 국회 법사위원회 김학용(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월 법 시행 이후 성범죄 미신고 사실이 적발되어 과태료를 납부한 학교는 천안 인애학교가 처음이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학생이 성폭행을 당한 것을 알고도 학교와 교사가 쉬쉬하는 성범죄의 속성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특히 장애 아동은 피해 사실을 스스로 알리기 어렵기 때문에 교사나 학교가 평소 학생을 잘 살피고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적발되어도 최대 300만원밖에 과태료를 물지 않기 때문에 성범죄 은폐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수학교인 천안 인애학교 소속 교사 이모(47)씨는 2010년 5월부터 자기가 가르치던 장애 학생들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생활지도원 2명과 교사 2명은 2010년 10월쯤 피해 아동에게 이야기를 들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결국 이씨의 범죄는 지난해 11월 영화와 소설 '도가니'로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사건 이후 교육 당국과 시민단체가 특수학교를 합동 점검하면서 드러났다.
입력 2012.10.12. 03:04업데이트 2012.10.1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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