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화도 뚫리더니… 합참, 귀순 닷새 후에야 조사단

입력 2012.10.09 03:01 | 수정 2012.10.09 14:01

서해철책 이어 이번엔 동부전선 '구멍'… 전방이 불안하다
2009년 민간인이 철책 뚫고 월북했던 사단에서 또 문제

우리 군의 전방 경계 태세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북한군 병사 1명이 귀순을 위해 지난 2일 밤 우리 철책을 지나 일반전방초소(GOP) 내무반 앞에 올 때까지 우리 군이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한 달 전엔 한 탈북자가 강화도에 몰래 숨어들어와 엿새 동안 민가 등에 머물렀어도 주민 신고가 있을 때까지 까맣게 모르고 지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합참은 북한군 병사의 귀순 사건 발생 5일이 지난 7일에야 해당 부대에 조사단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군 기강 해이를 보여주는 증거"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군 1명에 GP·철책선·GOP 모두 뚫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11시 20분쯤 강원도 고성의 A사단 한 부대의 한 GOP 내무반 앞에 북한군 1명이 있는 것을 초소 상황실 근무자가 CC(폐쇄회로) TV로 확인했다. 이 근무자가 연락을 할 때까지 GOP 경계병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강원도 화천 중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철책선 지역에서 육군 모 사단 수색대원들이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다.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에서 2㎞ 떨어진 곳에 철책을 설치하고 있으며, 군사분계선과 철책 사이에 최전방 경계초소(GP)들을 두고 있다. 북한군 병사가 이 같은 GP와 철책, GOP 경계병을 모두 뚫고 우리 병사들이 잠들어 있는 GOP 내무반에까지 온 것이다. 당시 해당 부대는 이날 오전 강릉 경포대에 북한 잠수함이 나타났다는 민간인 신고를 받고 경계 태세를 강화한 상태였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 북한군 병사는 20대로 비무장 상태였다고 한다. 이 병사는 철책선을 절단하지 않고 의복 등을 이용해 넘어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군 소식통의 설명이다.

민간인이 철책선 뚫고 월북했는데도 몰라

과거에도 최전방 지역 철책선이 종종 뚫리곤 했다. 지난 2일 사건이 발생한 부대와 같은 사단에선 지난 2009년 10월 26일 민간인이 철책선에 구멍을 뚫고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부대의 경계 병력들은 이튿날 북한이 민간인 월북 사실을 방송한 뒤에야 이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군 안팎에선 "매일 24시간 경계를 서는 철책 근무 특성상 하루가 넘도록 구멍이 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같은 지역에서 1996년 9월에도 신원을 알 수 없는 민간인이 3중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하기도 했다.

2005년 6월엔 북한군 병사 1명이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내 다중 철책선을 통과한 뒤 나흘 동안 최전방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주민 신고로 붙잡혔다. 2004년 우리 측 민간인이 이 중부전선 부대의 3중 철책선에 구멍을 내고 월북했다. 1년 사이에 거듭 철책선이 뚫려도 해당 부대는 철책 절단 과정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었다.

최전방 철책선 근무 어떻게

전방 초소 철책 근무의 경우 보통 1개 소대가 1~1.5㎞의 철책을 책임진다. 낮에는 가장 높은 '고가초소'에서 2인 1조로 감시하고, 밤에는 상황에 따라 인원을 조절해가며 근무한다. 철책 그물코 사이에는 돌이나 깡통이 달려 있어 철책이 흔들리면 소리가 난다. 군 관계자는 "초소 간 거리는 30~300m로 다양하지만 대개 낮에는 1~1.5㎞, 밤에는 400~500m를 감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이 많은 중동부 및 동부전선 지역처럼 지역에 따라 철책이 길고 굽어진 구간이 있으면 '사각지대(死角地帶)'가 생긴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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