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사정포 맞설 軍핵심전력 'K-9' 만성 고장

    입력 : 2012.10.05 03:01 | 수정 : 2012.10.05 10:18

    3년 뒤면 전작권 전환하는데… '北 포격도발 응징' 美에 점점 기댈 판
    1개 포병대대 70%가 고장나기도 - 훈련 중 가다가 시동 꺼지고 엔진 연료 누출돼 불나기도
    원인 파악도 제대로 안 돼 - 엔진개발한 獨회사 생산중단
    새 부품 호환에 문제 있는 듯… 일부선 "중고 부품이 원인"

    우리 군의 핵심 전력(戰力)으로 평가받는 K-9 자주포가 설계 결함과 부실 부품 때문에 각종 결함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99년부터 실전배치된 K-9은 현재 700여대가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를 비롯한 최전방 부대에 집중 배치된 우리 군의 최신형 무기다. K-9은 군 포병 화력 중 숫자상으로는 구형 K-55 자주포(1000여대)보다 적지만 북한의 서북도서 도발은 물론 DMZ(비무장지대) 인근 북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중추 전력이다. 그러나 2010년 11월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5대의 K-9 자주포 중 정상 가동된 것은 2대에 불과했었다.

    특히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2015년 12월)을 불과 3년2개월여 앞두고 서북도서 등 북한 국지도발에 대응할 우리 군 핵심무기가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엔진에서 연료가 새어나와 화재도 발생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안규백 의원이 4일 국방기술품질원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9 엔진의 핵심 부품인 엔진제어장치(CDS)의 결함 때문에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훈련을 위해 이동 중 갑자기 K-9이 멈춰버리는 사고가 당국에 신고된 것만 2010년 1대, 2011년 3대, 2012년 13대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북한의 포격을 받은 연평도 K9 자주포 진지의 모습.
    지난해 4월 경기도 가평 수도기계화사단의 훈련 도중 K-9 한 대가 이동 중 시동이 꺼지더니 엔진에서 연료가 새어나와 화재가 발생했다. 또 다른 한 대는 조종수 계기판에 고장 표시가 들어오더니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기도 했다.

    K-9 엔진을 개발한 독일의 제작 업체는 지난해 기존의 엔진 제어장치의 내부 부품생산을 중단했다. 단종된 부품 대신 업체는 재설계한 부품을 공급하겠다고 우리나라에 통보했는데 국방기술품질원의 자체 검토 결과 기존 제어장치와 새 부품의 호환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1개 포병대대 K-9의 70%가 고장 나기도

    자주포의 핵심 장치인 사격통제 장치도 계속 문제를 일으켰다. 2009년 9월 강원도 철원의 한 포병대대의 한 K-9이 장전 과정에 문제가 생겨 짧은 시간에 다량의 포탄을 발사하는 급속(急速) 사격이 되지 않았다. 동시에 포탄 발사를 한 뒤 한 지점에 시간차를 두고 적중시킬 수 있는 K-9의 핵심 기능을 위한 포구 속도 측정 기능도 42발 중 15발이 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2010년 2월과 6월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전 부대의 K-9 장비에 다운로드 받게 했지만 지난해 3월 경기도 파주와 연천의 포병대대에서 각각 8대와 2대의 K-9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수도기계화사단의 K-9 13대에서 사격통제 장치가 오작동을 일으켰다. 한개 포병대대에 18대의 K-9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대 전력의 약 70%에서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핵심부품 모두 수입, 원인파악도 안 돼

    터키에 수출되고 있는 K-9은 현재 인도네시아와 호주에도 수출을 추진 중인 국내 대표적인 무기다. 하지만 엔진제어장치 같은 약 30%의 핵심부품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7월과 9월 경기도 일산의 9사단에서 K-9 2대의 항법장치(GPS)가 고장 났지만 군은 "미국의 원제작사에서만 분해·확인 가능한 부분"이라며 아직도 정확한 결함 원인 파악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처음 만든 K-9의 설계도가 예산과 시간제한, 군의 과도한 개입으로 처음 설계에서 다소 변경돼 각종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잦은 고장 원인 뒤에 중고 부품이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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