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무인항공기 규제는 아예 없애야

조선일보
  • 박창규 전 국방과학연구소장
    입력 2012.09.28 23:22

    박창규 전 국방과학연구소장

    한미 간에 우리나라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현재의 300㎞에서 800㎞로 연장하는 데 합의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아마도 양국 간의 신뢰가 돈독한 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협상을 하였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미사일은 폭탄을 실어 나르는 운반체이다. 따라서 얼마나 멀리 갈 수 있고 어떤 피해를 주느냐가 중요하다. 즉, 피해를 미칠 수 있는 범위(사거리)와 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폭탄의 양(탄두 중량)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미사일은 한미 간의 약속에 의해 사거리는 300㎞ 이내, 탄두 중량은 500㎏ 이내로 제한되어 왔다. 이러한 제한 중에서 특히 사거리 문제는 그동안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안보 환경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선 주권론(主權論)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국방을 위해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제한을 두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한 국가의 과학기술은 곧 그 나라의 국방력을 나타내는데 연구·개발을 할 때부터 제한을 둔다는 것은 곧 그 나라의 과학기술을 제한한다는 주장이다. 이 부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되 국제적인 이해와 동맹 간의 신뢰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북한의 공격 능력에 대한 우리의 방어 능력이 현실적으로 매우 제한돼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도 두 번이나 하였고, 핵무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미사일의 능력도 대륙간탄도탄(ICBM)을 시험하고 있는 수준이어서 이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방어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최소한 이러한 공격용 무기를 파괴할 수 있는 억지력을 확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사거리 제한을 이용해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한 함경북도 풍계리 시험장은 DMZ(비무장지대)에서 300㎞ 이상 떨어진 곳이다.

    그 외에도 주변국들이 우리나라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에 불편해할 수 있다는 논리도 있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만 하더라도 미사일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있어 우리보다 사거리가 훨씬 길다.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인 북한은 이미 장거리 미사일 시험도 했다. 미사일 기술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 약속인 MTCR(미사일기술수출통제제도)도 있기 때문에 한미 간의 미사일 지침이 이중규제라는 지적도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에 한미 양국이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는 데 원칙적인 합의를 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들도 있다. 우선 무인항공기인 UAV에 대한 규제는 완전히 푸는 것이 타당하다. UAV와 미사일은 성격이 매우 다르다. 우선 UAV는 미사일이 아니라 사람이 타지 않는 항공기에 가깝기 때문에 UAV에 대한 기술 제한은 우리나라 항공 산업에 필요한 과학기술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 장차 UAV는 농업이나 자원 탐사뿐 아니라 각종 과학기술 개발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 그리고 미사일은 일회용이지만 UAV는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군사용으로 전용된다 하더라도 방어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UAV의 군사적 사용으로 정찰 임무가 가장 많은 것으로도 증명된다. 또 민간 고체로켓의 개발을 제한하는 것도 차제에 풀려야 한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에는 원칙적으로 어떠한 제한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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