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양승태 대법원장이 27일 "호화 결혼식과 예단 갈등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만 풍요로워지고 정신적인 성장은 따라가지 못해서 나타난 '졸부 현상"이라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본지와 인터뷰에서 "어려움을 뚫고 자기 힘으로 작은 결혼식 올리는 부부, 함께 살지만 돈이 없어 식을 못 올린 부부들을 격려하기 위해 저부터 주례를 서고, 다른 고위 법관들에게도 주례를 서도록 말씀드리겠다"며 본지와 여성가족부가 펼치는 '1000명의 작은 결혼식 릴레이 약속'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두 딸을 각각 법원 예식장과 교회에서 간소하게 결혼시켰다. 양 대법원장은 "둘째를 결혼시킨 뒤 어느 호텔 결혼식에 갔더니 그날 하루 쓴 돈이 제 딸의 전체 결혼비용과 똑같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면서 "결혼은 각자의 가치관과 능력에 따라 선택할 사안인 만큼 일률적으로 '옳다, 그르다' 재단할 수는 없지만 저라면 백만장자라도 그렇게 치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의 이 발언은 일부 법관들이 사치스러운 결혼식을 올리고 호화 예단을 주고받는 것은 법조계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태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