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는 지난해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외동딸을 가족·친구만 모인 가운데 결혼시켰다. 박준영 전남지사도 딱 1000만원 들여서 맏딸을 비서실 직원도 모르게 비공개로 결혼시켰다. 김완주 전북지사 역시 지난해 딸 결혼시킬 때 청첩장을 안 찍고 축의금도 안 받았다.

전국 광역 시·도 단체장 전원이 25일 "내 자식도 작은 결혼식 시키겠다"며 본지와 여성가족부가 펼치는 '1000명의 작은 결혼식 릴레이 약속' 캠페인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 가운데 이미 자식을 모두 결혼시킨 사람은 "지인과 주민에게 '작은 결혼식이 아름답다'고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릴레이 약속에는 전국 17개 광역단체(세종특별자치시 포함) 가운데 공석(空席)인 경남지사만 빼고 모든 단체장이 참여했다.

젊은 시절 노동운동을 한 김문수 경기지사, 386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언론인 출신 박준영 전남지사 등 단체장들의 정치적 소신과 행로는 다양하다. 하지만 "과시적인 고비용 결혼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점, 그리고 "고위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해 작은 결혼식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에선 각자의 정치 성향을 떠나 100% 공감을 표시하며 캠페인에 참여했다.

광역단체장들은 주민이 알뜰하고 아름답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공공시설을 예식 공간으로 적극 개방하고, 시·도가 나서서 작은 결혼식을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도의 경우 올해 12월 이전하는 새 청사 대강당과 야외 광장을 예식 공간으로 개방해 주민이 작은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단체장들은 또 신혼부부들이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자기 힘으로 신혼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도 차원에서 다양한 대책을 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