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해역에서 사실상 물리적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 18일엔 중국 어선 1000여척이 떼 지어 일본이 영해(領海)라고 주장하는 댜오위다오 해역에 도착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自國) 어선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해양 감시선 10척과 어업 지도선 1척을 현장에 딸려 보냈고 일본은 이에 맞서 해상보안청 소속 대형 순시선 7척을 배치하고 자위대 군함들을 문제 해역으로 이동시키고 있으며 P3C 초계기까지 띄웠다. 양측이 일보(一步)를 헛디디거나 과잉 행동에 나서면 곧장 무력 충돌로 번져갈 조짐이다. 일본이 중일전쟁을 도발했던 날을 맞아 중국 100여개 도시에서는 대규모 반일(反日) 시위도 이어졌다.

중국은 지난 11일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 이후 대규모 실력 행사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계속해왔다. 중국 정책과학연구회 펑광첸 소장은 14일 "자위대가 댜오위다오에 진입하면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일본은 전략적으로 중국과 상대할 수준이 못 된다"고 호언장담했다. 인민일보도 18일 "중국이 실력으로 댜오위다오 주권(主權)을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2010년 국내총생산(GDP)은 5조8786억달러로 5조4742억달러 수준인 일본을 앞질렀고, 작년 공개된 국방 예산도 1064억달러로 563억달러인 일본의 두 배다. 영국 군사 정보 분석기관인 'IHS 제인스'는 2015년이 되면 중국 국방비는 2382억달러로 늘어나 일본의 4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지적(局地的)·단기적 무력 충돌의 경우는 GDP나 총 국방 예산보다는 장비의 성능과 훈련 정도가 승패와 우열을 좌우하는 사례가 많다. 이 경우 중국이 반드시 유리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중·일의 영토전 분쟁은 일본이 분쟁의 섬을 국유화함으로써 확대·악화되기 시작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 역시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즉각 무력행사를 들고 나오고 군사력부터 자랑한 것은 성숙한 국가의 책임 있는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이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고 일본이 이를 맞받아치면 통제 불능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도 베트남·필리핀과 영토 분쟁을 빚고 있다. 중국에 맞서 동남아 국가들은 미국과 군사·외교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겐바 외교장관도 17일 "센카쿠는 미·일 상호방위조약의 대상"이라며 중국이 무력을 사용하면 미군이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중국이 정면 대결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중·일의 오기(傲氣) 싸움이 동북아·아시아·세계의 평화 구조를 뒤흔드는 사태를 불러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지금 영토적 야심과 군사력 과신(過信)이 결합해 각 국민을 유혈(流血)과 재난(災難) 속에 빠뜨렸던 동북아 근대 100년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고 자제력(自制力)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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