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경기도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순회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손학규 후보가 악수를 청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진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는 패배가 확정되자 일제히 "결과에 승복하며,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문재인 후보는 "계파를 망라하는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이른 시간 내에 손·김·정 후보를 만나 선대위 구성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에 이어 또다시 2위로 대선 문턱에서 주저앉은 손 후보는 "문 후보의 승리를 축하하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며 "백의종군 자세로 대선에서 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 후보가 문 후보를 위해 선대위원장을 맡을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2007년에는 정동영 후보의 공동 선대위원장직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친노 진영에 쌓인 앙금이 적잖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어떤 제의가 어떻게 들어오는지 지켜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일각에선 손 후보가 2017년 대선에 다시 도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손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대선은) 결국 국민의 부름을 받아야 하는 건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3위에 머무른 김두관 후보는 "문 후보가 반드시 대선에서 승리해서 정권 교체 열망을 이뤄내길 바란다"며 "오늘부터 갈등을 봉합하고 민주당의 통합과 단결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는 "선대위에서 역할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당이 거듭 태어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밑거름이 되겠다"고 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선대위원장 제의가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맡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53세인 김 후보는 취약한 당내 기반을 넓혀 차기 대선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차기 당대표직에 도전하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앞으로 좀 더 공부하고 내공도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후보는 선대위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크게 보면 이번 경선은 아름다운 경선이었다"며 "끝까지 당원 편에 서서 민주당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원욱 대변인은 "(문 후보가) 어떤 역할을 맡기더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정 후보가 대선 이후 당권에 재도전하거나, 당이 집권하면 총리로 기용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