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눈물로 울리는 웨딩마치] 총리가 주례 선 작은 결혼식

    입력 : 2012.09.17 03:01 | 수정 : 2012.09.26 19:20

    "자기 힘으로 결혼식 비용 참으로 용기있는 젊은이들… 내 아들도 이렇게 시킬 것"

    "이 두 사람은 참으로 용기 있는 젊은이들입니다. 이들과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아름답고 거룩한 뜻을 격려하기 위해 주례를 맡겠다고 나섰습니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예식장에서 열린 신랑 김봉석(33)씨와 신부 정진아(25)씨의 결혼식 단상에 김황식 국무총리가 주례로 섰다. 회사원인 김씨와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정씨는 3년간 만나는 동안 월급의 절반을 아껴 모아 결혼을 준비했다. 가전제품과 가구는 대부분 자취 때 쓰던 것들을 쓰고, 두 사람이 만난 지 100일이 되던 때 나눈 반지를 결혼반지로 했다. 신혼여행은 제주도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김 총리는 이날 "많은 이들이 건전한 혼례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천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며 "이들은 그런 유혹을 당당히 뿌리치고 자기 힘으로 마련한 경비로 결혼식을 치르고 있다"고 격려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서 예식 -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예식장에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신랑 김봉석(33·회사원)씨와 신부 정진아(25)씨의 주례를 서고 있다. 김씨와 정씨는 부모의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결혼을 준비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이어 "법원에서 근무하며 주례를 서거나 축하를 하러 이곳에 100번 넘게 왔고, 내 딸도 여기서 결혼했다"며 "그런 특별한 곳에서 두 사람의 주례를 서니 감회가 남다르고 기쁘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아들 역시 간소하게 결혼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날 결혼식 후 김 총리는 "총리직을 맡은 뒤 처음으로 주례를 섰는데 이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안 잊어버릴 것 같다"며 웃었다.

    신부 정씨는 "호화 결혼식이 결혼생활의 질(質)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고, 간소하게 결혼식을 하더라도 얼마든지 뜻깊고 알차게 (신혼생활을) 출발할 수 있다"면서 "'작은 결혼식'을 축하하며 주례를 서주신 총리께 잘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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