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취재팀이 다시 시작된 결혼 시즌을 맞아 서울 시내 특1급 호텔 6곳, 유명 예식장 7곳을 찾아가 조사해보니 바가지요금, 끼워 팔기 등이 반복되고 있었다. 가령 예식장에서 "반드시 우리가 소개하는 집에서 꽃장식을 해야 한다"고 하는 건 불법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해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텔·예식장 할 것 없이 모든 업체가 이런 '강제 끼워 팔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저희 호텔 꽃값은 2000만원에서 시작해요. 그만큼 고급스럽습니다. 아는 플로리스트에게 맡기고 싶다고요? 그건 안 됩니다. 여기서 하셔야 됩니다."(서울 강북 A호텔 상담실 직원)
"우리 말고 다른 데 가셔도 꽃은 외부 반입이 안 됩니다. 다 마찬가지예요. 홀 임대료로 먹고사는 예식장은 없어요. 꽃값이 실제적인 홀 사용료라고 보시면 됩니다."(서울 강남 A예식장 상담실장)
"꽃장식을 아예 생략하고 싶다고요? 그러시면 안 되고요, 꼭 하셔야 합니다."(서울 강남 B예식장 상담실장)
13개 업체를 돌면서 제일 숱하게 들은 말 중 하나가 '필수 항목'이었다. 와인도, 웨딩케이크도, 폐백실도, 예식 당일 사진 촬영도 필수 항목이었다.
13곳 중 9곳의 직원이 "와인은 필수 항목이라서, 저희가 제공하는 와인을 반드시 일정 수량 이상 주문하셔야 한다"고 했다.
어느 예식장 직원은 "반드시 병당 6만원 이상으로 정하셔야 한다"고 했다.
취재팀이 "종교적인 이유로 어른들이 폐백을 생략하라고 하신다"고 말하자, "그럼 대관료를 지불하고 폐백실에서 가족이 쉬시면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서울 강남 C예식장)
13곳 중 6곳은 "스튜디오 촬영은 몰라도, 결혼식 당일 사진은 꼭 우리가 소개하는 사람이 찍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1급 호텔과 유명 예식장에서 프린트해준 견적서를 정리해보니, 업체들이 "꼭 해야 한다"고 권하는 필수 항목만 선택해도, 하객이 500명일 때 특1급 호텔은 6865만~1억1406만원, 유명 예식장은 2475만~8097만원이 나왔다. 10년 이상 서울 강남에서 활동해온 웨딩 산업 전문가 D씨는 "특1급 호텔과 유명 예식장이 다른 혼례 관련 업체들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