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이냐 삼성역이냐… 새 KTX 출발역 공방

조선일보
  • 최종석 기자
    입력 2012.09.06 03:03

    [서울시 "삼성역으로 바꾸라" 요구에 국토부 반발]
    국토부 "경쟁체제 판 깨려하나" - 출발역을 삼성역으로 바꾸면
    1조 더 들고 개통 3년 늦어져, 驛舍 지하화… 안전도 문제
    서울시 "2018년 GTX 개통 염두" - 정부, 작년부터 서울시와
    수서역 그린벨트 해제 갈등… 심의요구 3차례 미뤄져

    2015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서울 수서발(發) 새 고속철도(KTX)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작년 5월부터 수서역에서 출발해 전남 목포까지 가는 새 KTX 노선을 건설하고 있다. 코레일이 독점해온 철도 운영에 경쟁체제를 도입,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코레일의 방만 경영을 견제하겠다는 목적이다. 새 KTX 노선은 국가 소유로 하고, 운영을 맡을 민간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 사업의 핵심 시설인 수서역(서울 강남구) 건설을 두고 지난 5월 이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3차례 보류했다. 수서역을 지으려면 서울시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줘야 하는데 이를 놓고도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엔 출발역을 수서역에서 삼성역(서울 강남구)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에 역사(驛舍)와 철도 건설 공사를 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가 무리한 요구를 해 국책사업인 KTX 건설을 발목 잡고 있다"고 반발했다.

    ◇서울시 입장

    서울시는 "2018년 개통 예정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삼성역을 통과하는 만큼 역사를 같이 쓰는 것을 검토해 보자는 것"이라며 "GTX와 KTX는 선로도 일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삼성역의 지하 40~50m에 새 KTX와 GTX 통합역사를 짓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수원 동탄역에서 삼성역간 GTX 건설이 본격화 되고, 삼성역 인근에 있는 한국전력 본사가 이전하기 때문에 새 KTX와 GTX 역사를 지을 지하공간이 확보되는데도 정부는 수서역 건설만 고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 입장

    정부는 "출발역을 수서역에서 삼성역으로 바꾸면 땅값만 1조원이 들고 공사 기간도 3년 넘게 걸린다"고 반박한다. 정부 관계자는 "삼성역 지하에 역사를 지으려면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 고층빌딩 아래로 깊게 땅을 파야 하기 때문에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며 "고속철도 역사를 지하에 건설한 사례가 없고, 열차를 정차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김광재 공단 이사장은 "KTX 개통 전에 수서역을 완공하려면 늦어도 다음 달에는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며 "수서역이니 삼성역이니 하며 또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면 2015년 개통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측의 갈등에 대해 국토부 일각에선 "서울시가 철도 경쟁체제의 판을 흔들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2009년 기본계획을 수립할 당시 출발역이 수서역으로 결정된 것은 교통 혼잡이 우려된다는 서울시 주장 때문이었다"며 "시장이 바뀐 뒤 갑자기 서울시 입장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KTX 경쟁체제

    정부는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노선을 건설해 우리나라 철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그동안 코레일이 철도 운영을 독점해 사고가 잦고 경영 체질 개선이 더디다는 판단 때문이다. 새 KTX노선의 시설(역사와 선로 등)은 국가가 소유하고 운영은 민간에 맡겨 코레일과 경쟁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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