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美만 바라보다… 좌초위기 맞은 軍전략무기사업

    입력 : 2012.09.03 03:02 | 수정 : 2012.09.03 06:57

    유용원 정치부 기자
    "재즘(JASSM)급(級) 최신 장거리 공대지(空對地) 미사일을 해외에서 구매키로 했으며 2011년까지 도입할 계획입니다."

    4년여 전인 2008년 4월 방위사업청 관계자가 국방장관이 주재한 무기도입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내용이다. 미국 재즘 미사일<아래 사진>은 우리 공군의 전투기 F-15K에 탑재돼 최대 370㎞ 떨어져 있는 북한 핵시설, 미사일 기지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전략 무기다. 그러나 이 장거리 미사일은 지난해까지 도입되기는커녕 아직 기종 선정 등 도입 착수조차 못 하고 있다.

    이 지경이 된 사연은 이렇다. 군 당국은 미 '록히드 마틴'사의 재즘 미사일과 유럽 '타우러스 시스템스 GmbH사'의 타우러스 KEPD 350K(사거리 500㎞ 이상) 등 2개 미사일을 후보로 놓고 평가했다. 내부적으로 무게중심은 재즘 미사일로 쏠려 있었다. 타우러스 미사일이 사거리가 더 길고 관통 능력도 재즘의 2배 이상이어서 북한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데 더 효과적이지만 가격이 배 이상 비싸 예산을 30% 이상 초과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이에 따라 미국의 재즘 미사일로 가닥을 잡고 미 정부의 수출 승인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미 측은 몇 년째 차일피일 미루며 수출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미 측이 중국·일본 등 주변국 자극을 우려해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소극적인 것처럼, 역시 주변국을 의식해 재즘 수출 승인에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지난해 핀란드에는 재즘 판매를 허용했으면서도 우리에겐 아직 수출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방위사업청 등 군 당국은 이달 말까지 미국의 수출 승인이 나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좌초될 우려가 크다고 말하고 있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사업은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유사시 대미(對美)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타격능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된 것이다. 그럼에도 군은 미국만 바라볼 뿐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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