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떨리느냐? 너희들 면접하는 우리도 떨린다

    입력 : 2012.09.01 03:05

    면접관 교육 위한 모의면접도 등장

    취업준비생 이나영(가명·25)씨는 얼마 전 '모의면접'에 참여했다. 자신을 위한 트레이닝이 아니었다. A증권 면접관들을 위한 모의면접으로, 일종의 아르바이트였다. "컨설팅업체로부터 종종 제안을 받아요. 많은 기업이 면접관 교육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모의면접에 수고비를 받고 면접생 역할을 해 드리는 거죠."

    취업의 당락을 결정하는 최종면접에서 긴장하고 떠는 건 면접생만이 아니다. 이들에게 질문을 던져 평가하는 면접관도 그에 못지않다. 기업의 인재를 뽑는 데 면접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면접관의 자질과 면접 스킬도 전문화되고 있다. 최근엔 면접관들을 위한 '모의면접'까지 등장했다. 이씨는 "모의면접이 끝나면 '어떤 질문에 당황했느냐, 혹은 불쾌했느냐, 어떤 면접관이 당신의 말을 가장 잘 경청했느냐' 등등의 질문에 피드백을 준다"고 말했다. 인재채용 컨설팅업체인 '더 시너지 컨설팅'측은 현대·기아자동차, 대우증권 등 지난 한 해만 100여개 기업체에서 면접관 교육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모의면접은 필수다.

    첫인상 보고 결정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면접 노하우를 철저히 익혀온 지원자들 중 최고의 인재를 찾아내기 위해 면접관도 '열공'하는 시대다. / 조선일보 DB
    면접관 교육이 대세가 된 이유는 '면접관보다 똑똑해진 면접생들' 때문이다. 더 시너지 컨설팅의 이병철 대표는 "취업에 목숨을 건 면접생들은 최소 6개월 이상 면접에 임하는 기술, 까다로운 질문에 답하는 노하우를 철저히 준비해오는 반면, 면접관들은 자신의 사람 보는 안목과 경험에만 의지한 채 면접에 임하기 때문에 지원자와 대결에서 패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취약한 면접이 기업 임원들이 들어오는 최종면접입니다. 훈련이 안 된 임원들이 답변이 뻔한 질문, '예, 아니요'로 답이 나오는 폐쇄형 질문들을 아무 생각 없이 던지니까요. 실은 인성면접이라고 할 수 있는 최종면접에서 기업이 원하는 최고의 인재를 걸러낼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CJ그룹처럼 아예 면접관 인증제를 실시하는 기업들도 있다. 채용전략 컨설팅업체인 윌슨러닝코리아 최정환 퍼포먼스 컨설턴트 팀장은 "3박4일 동안 면접관 교육을 한 뒤 면접관으로서의 자질이 보이는 직원들에게 자격을 부여해 면접관으로 키우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면접관 교육이 뜨거워지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전체 지원자 중 상위 5%의 핵심인재들을 경쟁업체에 빼앗기지 않고 끌어오려는 기업의 노력 때문이기도 하다. 이병철 대표의 분석이 흥미롭다. "면접관이 인재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핵심인재가 면접관을 통해 그 기업의 잠재력과 비전을 판단하고 평가한다고 볼 수 있죠." 이른바 역(逆)면접 현상이다. 최정환 팀장은 "인격적으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면접과 무시당한다는 면접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병철 대표는 "면접관이 흔히 저지르는 오류 몇 가지만 확실히 알아두고 있어도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면접 시작 3분 안에 결정되는 첫인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오류, ▲면접관 자신이 선호하는 장점을 지원자가 가졌을 때 그의 모든 조건과 답변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오류, ▲'학점이 왜 이렇게 낮아요?' 식의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질문으로 지원자의 잠재역량을 놓치는 오류, ▲'우리 회사는 휴일근무가 많은데 그래도 입사할 의향이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뽑아만 주신다면~' 식의 뻔한 답변을 유도하는 오류, ▲지원자의 유창한 말솜씨에 진정성을 놓치는 오류, ▲'결혼했어요?' 식의 '예, 아니요'의 답변을 유도하는 폐쇄형 질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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