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도소 토익반 26명 중 10명 900점대

조선일보
  • 오경환 기자
    입력 2012.08.29 03:04

    대졸 살인미수범 975점

    "토익시험 응시 26명 중 10명이 900점대."

    명문대 학생들의 어학 점수도, 외국 유학반의 어학 점수도 아니다. 경기도 의정부교도소 수형자들이 교도소에서 1년간 어학 교육을 마친 뒤 이런 점수를 받았다.

    중장기 수형자를 대상으로 영어·일어 외국어반을 운영 중인 의정부교도소는 지난 17일 치른 토익(TOEIC) 시험에서 수형자 26명 중 10명이 990점 만점에 900점 이상을 받았고, 최고 점수는 975점이 나왔다고 28일 밝혔다. 토익 975점을 받은 A(48)씨는 대졸 출신으로 살인미수죄로 4년형을 선고받고 3년째 복역 중이었다. A씨가 지난해 어학 과정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 치른 테스트에서 받은 점수는 600점대였다고 한다.

    앞서 13일 치른 일본어능력시험(JPT)에는 21명이 응시, 2명이 990점 만점에 900점 이상을 얻었다고 한다. 최고 점수는 965점이었다. 시험은 교도소 내에서 TOEIC과 JPT 주관 업체 감독관이 배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서울 명문대생의 토익 평균이 800점대, 일본어능력시험이 700점대인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현재 의정부교도소에는 1300여명이 수감돼 있다. 교도소측은 중장기 수형자 중에서 모범수만 외국어반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외국어반은 강제노역에서 제외되고 냉난방이 되는 강의실에서 온종일 교육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육생들끼리만 어울리는 특전을 받았다. 이들은 15평 남짓 강의실에서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교육을 받았다. 원어민 강사 5명과 대학교수 3명이 영어·일어 교육을 맡았다.

    장보익 교도소장은 "수형자들이 출소 후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어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며 "점수가 좋으면 가석방을 받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의정부교도소는 9월 1일 지역 인사, 수형자, 가족 등이 참가한 가운데 외국어 교육생 수료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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