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계 외교사 유례 찾기 힘든 유치한 외교

입력 2012.08.24 03:02 | 수정 2012.08.25 03:41

"전쟁 당사국이라도 외교관 출입 안막는데…"
서신 전달 밝혔는데도 거부… 국회는 '독도 실효지배' 추진
日언론조차 日정부 비판 - "국제 상식 벗어나선 안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발언과 관련, 일본 정부는 "한국이 예의가 없다"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23일 노다 총리의 서신을 반환하러 간 한국 외교관의 외무성 건물 접근조차 경비원을 동원해 막는 등 외교적 상식과 관례를 벗어난 대응을 했다. 한 외교관은 "전쟁 당사국이라 해도 외교관의 외교청사 출입을 막지는 않는다"며 "세계 외교사에 유례가 없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마구치 쓰요시 외무성 부대신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담당 과장 면회 신청이 있었지만 목적을 확실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건물에 출입시키지 않았다. 보낸 걸(노다 서신) 돌려준다고 그걸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앞뒤가 안 맞는 해명을 했다. 주일 한국대사관 측은 "서신 전달이라고 분명히 밝혔다"며 "금방 들통날 거짓말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상식을 벗어난 결의안을 만들고 있다. 일본 국회는 이날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응해 추진 중인 결의안에 다케시마(竹島·독도를 지칭하는 일본식 표현)를 하루라도 빨리 일본의 실효 지배하에 둘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이 결의안은 24일 국회에 상정될 예정인데, 사회당·공산당은 반대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일본 장관들이 경쟁적으로 예의를 잃은 비난을 퍼붓고 있다. 겐바 고이치로 외상은 22일 국회에서 "한국은 다케시마를 불법 점거하고 있으며 한국 대통령이 다케시마를 '불법상륙'했다"고까지 말했다.

일본은 그동안 영토 문제와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경제와 분리해서 대응해온 한일 간 외교 관례도 무시하고 있다. 재무장관과 경제산업상 등 경제부처 장관까지 앞다퉈 기자회견을 갖고 "영토 문제와 경제협력 문제를 분리할 수 없다"며 경제 보복을 공언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우리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수차례 밝혔지만, 노다 총리는 23일 한국의 노다 서신 반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안 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의 이 같은 비외교적 행태에 대해 일본 언론에서조차 "일본이 중국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최근 사설을 통해 "센카쿠 분쟁이 발생했을 때 중국은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제한했다. 일본이 (중국과) 비슷한 대응을 한다면 책임 있는 국가로서 신용을 잃는다"라고 주장했다. 2010년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에서 일본 순시선과 충돌한 중국 어선 선장을 일본 검찰이 구속하자, 중국은 보복 조치로 전자제품 생산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일본에 압력을 행사했다. 당시 일본 정치인과 언론은 "중국이 글로벌 규범을 지키지 않는 믿을 수 없는 국가"라고 비판했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부총리도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지만 한일 관계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겨선 안 된다"면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 정부도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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