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 전역을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41(DF-41)을 개발해 지난달 시험 발사를 실시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DF-41은 탑재한 10개의 핵탄두가 각기 다른 목표물을 향해 비행할 수 있는 '다핵탄두미사일(MIRV)'로, 요격을 통한 방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미국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2일 영국 군사전문주간지 'IHS제인스' 최신호를 인용, "중국의 전략핵미사일부대인 제2포병이 지난달 최신형 DF-41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제2포병은 지난달 24일 중국 중부 산시(山西)성 우자이(五寨) 미사일기지에서 서쪽으로 수천 마일 떨어진 서부 사막지대를 향해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으며, 이때 발사된 미사일이 DF-41이라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DF-41로 추정되는 대형 미사일을 실은 트럭 사진 등이 여러 차례 공개됐다. 'IHS제인스'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가 당시 중국이 발사한 미사일이 DF-41임을 확인했다"면서 "미 정부가 DF-41 프로젝트의 존재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전략핵미사일 전문가인 웨이궈안(魏國安)은 "시험발사된 미사일이 DF-41은 아니지만, 제2포병이 서방 매체가 말하는 특징을 보유한 차세대 ICBM을 개발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차세대 ICBM은 전 세계를 공격 범위 안에 포함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DF-41 개발을 계획했지만 실제 개발은 2000년대 초반에 본격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DF-41은 직경 2m, 길이 15m에 3단 고체연료 추진체를 장착하고 있다. 차량 탑재 상태에서 발사가 가능하다. 사거리는 1만~1만4000㎞로 미국 전역이 공격 범위 안에 들어간다. DF-41의 직전 모델인 DF-31은 사거리가 7200~8000㎞로 미국 서부 일부 지역만 공격이 가능했다.

미국은 이 미사일이 '다핵탄두미사일'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복수의 탄두가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떨어져 요격 미사일로도 방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필립 카버 미국 조지타운대 정치학과 교수는 "DF-41을 32기만 실전 배치해도 인구 5만 이상인 미국의 전 도시가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70기 이상의 ICBM과 41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