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수시전형] 수시 합격 3인의 '나만의 입시 성공 전략'

입력 2012.08.22 03:11

"화려한 스펙보다 '뜨거운 열정'이 합격 결정짓죠"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정시와 달리 전형 선택의 폭이 넓은 수시는 수험생에게 일종의 '기회의 땅'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잘 골라 준비하면 '막판 뒤집기'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한 해 먼저 합격한 선배에게서 전수 받는 노하우가 소중한 건 그 때문이다. 바늘구멍 같은 수시 전형의 관문을 뚫고 당당하게 대학생이 된 선배 3인이 들려주는 '나만의 입시 성공 전략'을 정리했다.
왼쪽부터 임채현, 김기선, 이재경씨 /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

김기선(인하대 기계공학과 1)   내신 4등급… 수상 실적 없이 뚝심으로 밀어붙여

김기선(강원 철원 김화고 졸)씨는 '전공적합성'을 인정받아 좁은 합격문을 뚫었다. 그가 합격한 특별재능 및 특이경력 전형은 내신·수능 성적을 일절 반영하지 않고 지원 학과(전공)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우선적으로 보는 전형. 1단계(서류 100%)에선 자기소개서·활동보고서·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비교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2단계(서류 50%, 면접 50%)에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올해는 '창의재능우수자 전형'으로 명칭 변경).

김씨는 고교 재학 중 수상 실적도 없을뿐더러 내신도 3년 평균 4등급대에 그쳤다. 그가 합격한 비결은 오로지 기계공학에 대한 열정, 그리고 노력이었다. "초등생 때부터 기계공학에 관심을 가졌어요. 휴머노이드 로봇, 의료용 나노 로봇 등을 개발하는 게 꿈이었죠. 이후 고교 시절까지 과학 책과 잡지 등을 꾸준히 읽으며 관련 분야 동향을 파악하고 교내 과학 동아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어요.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고교 때 'YSC 온라인 과학탐구대회' 등에 2년 연속 참가하는 등 다채로운 실전 경험도 쌓았습니다."

그는 고교 시절 내내 대회 준비 기록이나 실험 보고서 등을 빠짐없이 모아뒀다. 특히 실험보고서는 인터넷에서 실제 과학자들이 쓰는 양식을 내려받아 최대한 비슷하게 쓰려고 노력했다. 기계공학자를 꿈꾸면서도 물리·생물·화학·지구과학 등 4대 과학 교과에 두루 흥미를 가졌다.

사실 그는 고 2 때까지만 해도 '이 성적으론 대학에 못 갈 것'이라며 입시를 내심 포기했다. 하지만 대입 전형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씨는 "내신·수능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전형이 의외로 많더라"고 설명했다. "성적이 낮거나 수상 실적이 없는 후배들은 대개 자신감이 없어요. 하지만 전 면접 당시 '왜 상을 받지 못했느냐'는 질문은 단 한 번도 받지 않았어요. 주된 질문 내용은 △(대회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나 △(그 경험 덕분에) 어떻게 달라지고 성장했나 등이었죠. 자신의 꿈을 명확히 알고 노력해 온 학생이라면 얼마든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재경(홍익대 자율전공학부 1)   대학별 인재상에 맞춰 자기소개서 다르게 구상

이재경(경기 고양 풍동고 졸)씨는 지난해 신설된 홍익미래인재 전형으로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그가 지원한 자율전공학부의 경우 △1단계 학생부(70%)와 서류(30%) △2단계 학생부(40%)와 서류(30%), 면접(30%)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다. 수시 지원 당시, 그는 학교에서 받은 자기주도학습 인증서, 임원 경력(학급 부회장), 교내 동아리(RCY·음악반) 활동 등을 중심으로 지원 서류를 작성했다. 특히 학교 경제 수업을 들으며 '경영자'의 꿈을 갖게 됐다는 점, 자기주도적 심화 학습으로 테셋(TESAT·경제이해도시험) 3급을 받은 점 등을 부각했다.

가장 공들여 준비한 건 자기소개서였다. "공통된 질문을 중심으로 기본 형태를 짠 다음, 대학별 인재상 등에 따라 세부 내용을 달리 구상했어요. 담임 선생님과 부모님, 수시 합격에 성공한 1년 선배 등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서 내용을 보여주면서 조언을 구했죠. 자기소개서를 첨삭 받을 땐 '고쳐 달라'고 하는 대신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알려 달라'고 하는 게 좋아요. 자기소개서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본인의 생각과 문체로 직접 써야 합니다."

면접은 집에서 준비했다. 신입사원 면접 때 평가자로 참여해본 아버지가 면접관 역할을 맡아줬다. 그는 "'외워서 하는 대답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아버지의 조언 덕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외워서 대답하려고 하면 한 군데만 기억나지 않아도 말문이 막히더라고요. 아버지 충고대로 큰 줄기(흐름)을 기억한 후 그에 따라 말하기 연습을 했더니 답변하기가 훨씬 수월해졌어요."

이씨는 수시 원서 접수를 눈앞에 둔 후배들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다른 대학 수시 1단계(서류 전형)를 통과한 후, 어리석게도 그 대학에 붙었다고 착각했어요. 수능을 앞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마음이 들떠 허송세월한 거죠. 결국 수능 전 2단계(면접) 때 불합격 통보를 받고 충격에 빠졌어요. 최종 합격 통보를 받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 명심하세요."

임채현(서울여대 영어영문학과 1)   사소한 활동도 '이야기' 되도록 활용하라

임채현(경기 남양주 평내고 졸)씨는 그 흔한 교외활동 이력 하나 없이 2012학년도 서울여자대학교(이하 '서울여대') 수시 1차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합격했다. 임씨가 합격한 '바롬플러스형인재 전형'은 지난해 1단계에서 내신(40%)과 서류(60%), 2단계에서 1단계 성적(40%)과 면접(60%)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다. (2013학년도엔 1단계 서류 100%, 2단계 서류 60%, 면접 40%로 전형 방식 변경) 그가 이렇다할 교외 활동 없이도 합격증을 손에 쥘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아닌 '자기만의 스토리텔링'이었다.

임씨에 따르면 자기소개서엔 지원 동기가 확실히 드러나야 한다. 그저 막연히 영어를 좋아했던 그를 영어영문학과 합격으로 이끈 계기는 고 2 때 참가한 교내 영어 말하기대회였다.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어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교내 말하기대회에 나갈 엄두를 못 냈어요. 그런데 '눈에 좀 덜 띄는 사회자 역할 정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용기를 내 지원했죠." 그는 무수한 연습 끝에 사회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친구들과 선생님의 칭찬이 쏟아졌다. 이를 계기로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성격이 활달해졌고, 영어에 대한 흥미도 더욱 강해져 영어영문학과 진학까지 고려하게 됐다. 그는 자기소개서와 면접 현장에서 이런 과정을 풀어냈다. 임씨는 "면접 때 입학사정관에게 이 얘길 하다가 울컥했을 정도로 지원 동기에 '진심'이 담긴 덕분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화려한 '스펙'이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사소한 활동이라도 '이야기'가 되게끔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서울여대 자기소개서에 리더십 관련 문항이 있었어요. 리더십에 대해 쓰려면 리더가 돼봐야 하는데 전 반장조차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대신 수행평가 조별 활동 때 조장으로 활약한 경험을 활용했어요. '큰 집단을 이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네댓 명의 소모임을 잘 이끌어 결과물을 내는 것 역시 엄연한 리더십'이란 식으로 설명했죠."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