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21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김해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키로 한 것에 대해 일제히 “정치쇼” “진정성이 없다”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낸 문재인 상임고문 측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와 정치검찰에 의해 돌아가셨다”며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서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는 전격적인 방문은 보여주기식 대선행보에 불과하며, 유가족에 대한 결례”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로 있던 2004년 한나라당 의원들이 공연했던 연극 ‘환생경제’를 거론하며 “현직인 노 전 대통령에게 경제를 망친 인간이라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온갖 욕설로 모욕을 주었고, 박 후보는 박장대소했다”며 “민생경제를 망친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서, 당시 모욕을 준 일에 대해 가슴에 손을 얹고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국민은 득표를 위한 정치 쇼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도 대부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은 지낸 문재인 후보측은 환영에 방점을 찍었다.

손학규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참배 자체는 잘하는 일로 비난할 마음이 없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3주기 때까지 한 번도 오지 않다가 대선후보가 된 뒤 참배한다는 것은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김두관 후보 측 전현희 대변인은 “박 후보가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것은 아무런 진정성 없는 정치쇼에 불과하고 고인에 대한 모독”이라며 “박 후보는 표를 구하기 위한 정치쇼보다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진정성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후보 측 이원욱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이 이루려고 했던 세상, 노무현의 가치를 진정으로 되새기고 오길 바란다”며 “5ㆍ16 등 잘못된 역사인식에 대한 수정과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사과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참배를 의미있는 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추구했던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박 후보가 아직도 진실이 규명되지 않고 의혹으로 남아있는 많은 문제들을 전향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 의지와 노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대선후보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후에 봉하마을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국립 현충원에서는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노무현재단 측은 “박후보 측이 사전에 재단이나 봉하마을 쪽으로 방문계획을 알려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무현재단측은 박 후보가 봉하마을에 오면 이병완 노무현 재단이사장이 맞이하기로 했다. 박 후보는 오후 3시45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와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