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측 '대포전화(임시 전화 가설→제3자 휴대폰 착신) 190대' 동원 여론조사 조작

입력 2012.08.09 03:45 | 수정 2012.08.09 07:27

[총선 전 서울 관악을 야권후보 단일화 때 不正… 李 前대표 곧 소환]
중앙당 대외협력위원장 - 여론조사 업체에 들어가 실시간 조사 상황 빼돌려
李 前대표의 보좌관 - 연령대 속여 답변하도록 247명에게 문자메시지 돌려
진보당원 8명 - 개설한 '대포전화' 50대를 다른 사람 휴대폰으로 착신해 여론조사하게 해

지난 4·11 총선 전 서울 관악을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대표(당시 대표) 측이 임시 가설 전화 190대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과정에 이 전 대표의 보좌관뿐만 아니라 중앙당 대외협력위원장까지 개입하는 등 부정이 조직적으로 저질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관악경찰서는 여론조사 조작을 주도한 이 전 대표의 보좌관 조모씨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하고, 여기에 가담한 4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관악서는 또 이정희 전 대표도 조만간 소환, 관여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민주당과의 서울 관악을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경선을 조작한 것이 드러나 후보직에서 물러났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에 대해 경찰이 소환 조사 방침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월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에 대한 당 진상조사보고서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이 전 대표의 모습.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관악서에 따르면 중앙당 대외협력위원장이었던 이모씨는 여론조사가 진행된 3월 17~18일 여론조사 회사에 참관인 자격으로 들어가 실시간 조사 상황을 외부로 빼돌렸다. 여론조사 회사에는 경선관리위원회 감독관 1명과 진보당 측 참관인 1명만 참관했고, 경쟁자였던 민주통합당 김희철 당시 의원 측 참관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의 보좌관 조모씨는 이씨로부터 입수한 여론조사 상황을 토대로 진보당 당원 등 247명에게 '60대는 (투표가) 끝났으니 50대로 속여 응답하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돌렸다. 이 여론조사에서는 연령대별로 응답자 비율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특정 연령대에 할당된 응답자 수가 모두 채워졌을 경우 다른 연령대라고 속여서 응답하도록 한 것이다.

이 대표 측은 또 관악을 지역 진보당원 등 8명으로 하여금 여론조사 직전에 일반 전화 190대를 경선 캠프 사무실 등 관악구 지역 내에 새로 개설하게 하고 이 중 50대를 다른 사람 휴대폰으로 착신해 여론조사에 응하도록 했다. 이 중 33명은 관악구에 거주하지 않는데도 주소를 속여 응답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정희 경선사무소 관계자 이모씨는 여론조사 전날인 3월 16일 전화 25대를 새로 개설한 뒤 12대를 제3자 휴대폰으로 착신, 10명이 부정 응답에 성공했다. 다른 가담자들도 3월 15~17일 사이에 전화를 개설했다. 다른 사람 명의의 전화를 가설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대포전화'라고 할 수는 없으나 '임시전화 대량 가설→제3자 휴대폰 착신' 수법을 썼기 때문에 사실상의 '대포전화 부정'으로 볼 수 있다고 한 수사 관계자는 말했다.

당시 ARS(자동 응답) 여론조사 경선에서 이 전 대표는 347표를 얻어 253표를 얻은 민주당 김희철 당시 의원을 94표 차이로 꺾고 야권 단일 후보가 됐다. 그러나 그 직후 이 전 대표 측이 연령대 조작을 지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전 대표는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진보당은 진보당 구당권파인 이상규 의원을 '대리 공천'하는 데 합의했고, 이 의원은 민주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희철 의원 등을 꺾고 당선됐다.

전 대표 측은 사건 당시 "보좌관이 혼자 한 일"이라고 했으나 경찰 수사 결과 부정이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저질러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정희 전 대표 소환 방침에 대해 이상규 의원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정도였거나 조직적 행위는 아니었다"며 "이정희 전 대표에 대한 흠집 내기식 수사,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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