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종걸 의원, 대한민국 여성 아무에게나 '그년' 하나

조선일보
입력 2012.08.08 23:30 | 수정 2012.08.09 22:09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인 이종걸 의원이 지난 5일 밤 자기 트위터에 새누리당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해 "공천 헌금의 수지 계산은 주인에게 돌아간다.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레서…"라고 썼다. 이 의원은 네티즌이 '그년'이란 표현을 문제 삼자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이라고 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7일 "'그년'은 '그녀는'의 오타(誤打)"라고 했다.

그는 8일 아침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듣기 불편한 분들이 있었다면 유감이다. 그러나 '그 표현이 너무 약하다. 더 세게 하지, 이종걸이 너무 무르다'는 말씀 해준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트위터에선 오타가 나도 그냥 보내기를 하고, 그런 말이 새로운 조어(造語)가 되기도 한다"면서 "왠지 '그년'이라는 말을 그냥 고집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거짓말과 왔다갔다가 하도 심해 뭐가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정말 이 의원은 '그년'을 '그녀는'의 줄임말로 생각하고 평소에도 사용해 왔다는 말인가. 그러고 또 말을 바꿔 '그년'은 '그녀는'의 오타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이라고 한 건 거짓말이었다는 말인가. 그러고 나서 방송에 나와 "왠지 '그년'이라는 말을 그냥 고집하고 싶었다"는 건 또 무슨 뜻인가.

진실이 무엇이든 '그년'이란 말이 이 의원 입을 그렇게 쉽게 드나드는 걸 보면 그가 여성을 바라보는 눈길을 알 만하다. 그런 이 의원이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민주당이 '진보'라는 포장을 해 여성 정책을 내놓는 것 자체가 우습지 않은가. 친야(親野) 논객인 진중권씨는 "민주당은 김용민 사태 겪고도 아직 배운 게 없나 보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자기가 소속 정당에 얼마나 심각한 가해(加害) 행위를 했는지 모르고, 민주당은 이런 사태로 당의 이미지가 어떻게 망가지고 얼마나 많은 표가 날아가 버린 줄을 모른다. 그 당(黨)에 그 최고위원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