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입양됐던 영어 강사 강남서 은행 털다 붙잡혀

조선일보
  • 정상혁 기자
    입력 2012.08.03 03:05

    강씨 어제 구속

    강남구 한 은행에서 김모씨가 가스총으로 창구 직원을 위협하는 모습이 은행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서울 수서경찰서는 2일 오후 은행에 침입해 청원경찰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영어 강사 김모(39)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 살 때 미국 애리조나주로 입양된 김씨는 34년 동안 미국에서 살다가 2007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씨는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강남구 우리은행 개포동역 지점에 흰색 가발을 쓰고 들어가 창구 직원을 위협, 수표와 현금 등 모두 2000여만원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철제 아령으로 청원경찰 김모(43)씨의 뒷머리를 때리고 가스총을 빼앗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은행 직원들은 "범행 당시 김씨가 한국말로 '돈을 여기에 담으라'고 외쳤다"고 경찰에 말했다.

    돈을 훔친 뒤 도주하기 위해 택시를 잡은 김씨를 막은 것은 택시기사 차모(65)씨였다. 차씨는 김씨가 자신의 택시에 올라타 빼앗은 가스총으로 위협하자, 김씨의 오른팔을 붙잡으며 끈질기게 저항했다. 김씨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격투 끝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부모가 미국 시민권을 신청하지 않아, 현재 나는 한국 국적"이라면서 "미국에 있는 동안 애리조나를 무대로 활동하는 멕시코 갱단에서 중간 보스로 활동하다, 당국에 적발돼 추방당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한국에 들어와 영어강사로 일하는 동안 아무도 김씨가 강제 추방된 신분인지 의심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당시 김씨의 가방 안에는 접이식 낫과 칼, 쇠막대기까지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김씨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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