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이집트 국가 대표선수들은 이집트 올림픽위원회가 제공한 공식 운동복과 가방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분명 가방 측면엔 커다란 '나이키' 로고가 붙어 있는데, 지퍼엔 '아디다스'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들이 발견하면서 알려지게 된 이 '짝퉁 사건'은 이집트 올림픽위원회가 주도적으로 한 일이라 더욱 놀라움을 주고 있다. 지난주 초 선수들에게 이 물건을 제공한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는 26일(이하 현지시각) 알 자지라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진짜 나이키 제품을 사는 건 너무나 비싸기 때문에 요즘처럼 이집트 재정이 어려울 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중국 측 판매상을 통해 조금 싸게 물건을 공급받기로 결정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중국산 짝퉁을 구매해 선수들에게 지급한 것이다. 이집트 테니스 스타이자 나이키 홍보팀장인 이스마일 엘 샤페이는 "나이키 측에서 이집트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트레이닝복과 티셔츠, 양말, 신발 등을 실제 판매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1인당 215달러(약 24만5000원)에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이집트 올림픽위원회는 그 모든 것을 90달러에 공급하겠다는 중국 측 판매원과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 제품을 정품으로 모두 구비하려먼 500~700달러가 든다고 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나이키 측은 이집트 선수들에게 정품을 무료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집트 올림픽위원회에서 일부 대금을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나이키 측은 '선수들을 위한 선물'이라며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이집트 올림픽위원회 측은 "선수들이 진짜 나이키 제품을 착용하고 이번에 위대한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돼 극도로 기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선수들은 중국산 짝퉁 제품을 입지 않고 올림픽에 나가게 돼 좋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28일 현재까지 나이키사에서 보낸 제품들은 아직 영국 올림픽선수촌 이집트 대표 선수들 숙소에 도착하지 않은 상태다.
입력 2012.07.2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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