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리영호, 평양쪽으로 軍움직여 숙청… 자택 수십만달러도 들켜

입력 2012.07.27 03:04 | 수정 2012.07.28 08:12

국정원, 국회 정보위 보고

리영호

북한 리영호(70·차수) 전 총참모장의 전격 경질은 훈련 중 군부대를 독단적으로 평양 근처로 이동시킨 데다 자택에서 현금 수십만달러가 적발된 게 핵심 이유인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리영호는 올봄 군사훈련 도중 군부대를 평양으로 이동시켰다가 반대파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 최룡해 총정치국장 등의 집중적인 비난과 견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룡해는 또 리용호를 내사하던 중 리용호의 자택에서 현금 수십만달러를 찾아내 비리 혐의로 몰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화벌이 사업의 70%를 독점하던 북한 군부는 내각에 사업권의 상당 부분을 빼앗긴 뒤 리영호를 중심으로 불만을 표출하다가 장성택 일파에게 꼬투리를 잡힌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리영호 해임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리영호가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데 따른 문책성 인사로 분석된다"며 "리영호의 비협조적 태도는 마음대로 군부대를 이동한 것과 군 세대교체 및 군부의 외화벌이 사업을 내각으로 이전한 것에 불만을 표시한 것 등"이라고 말했다.

'경제개편 TF' 만든 김정은 "사회주의 원칙은 고수하라"

변화의 조짐 - "외국의 발전된 건 수용하라" 기업 경영자율권 확대 등 추진
김일성 따라 하기 - 복장·뒷짐·주민들과 스킨십
권력집중·숙청은 그대로 - 보위부 권한 키워 주민 통제… 믿을 만한 사람만 요직에

국정원은 또 "북한이 김정은의 지시로 '경제 관리방식 개편TF'를 조직·운영하면서 협동농장의 분조(농사짓는 최소 단위) 인원 축소, 기업의 경영자율권 확대, 당·군이 독점하던 경제사업의 내각 이관, 근로자 임금 인상 등 경제 개선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사회주의 원칙 고수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어 근본적인 개혁·개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북한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만 본격적으로 개혁·개방에 나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김정은의 목소리와 발성법은 김일성과 90%쯤 유사하다"고 했다. 김정은은 김일성처럼 더블 버튼 코트를 입고, 중절모를 쓰고, 뒷짐 지는 모습까지 따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김정은이 김일성 출생 100주년 행사 때 첫 대중연설을 하면서 "앞으로"라는 외침과 함께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내리긋는 손짓을 했다. 이는 김일성이 과거 연설에 자주 보이던 제스처를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활발한 현장 방문과 대중연설, 정책 지시 등을 통해 독자적인 정책 주도 모습을 부각하고 있지만 정치적 연륜과 북한 현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비현실적인 지시를 하달하거나 모순된 정책을 추진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모 김경희가 김정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고, 고모부 장성택이 정책 조언을 하는 등 친족들의 후견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정보위원은 이날 "북한 간부들은 김정은이 북한 체제와 현실을 모르고 지시하는 게 많아 불만이 크다는 국정원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올 들어 김정은은 일부 개방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주민 감시 및 숙청은 달라진 게 별로 없다. 국정원은 이날 "체제 불안 방지를 위해 보위부의 권한을 확대해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고, 후계자 내정 이후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 총살 등 고위 간부 20여명을 숙청했다"며 "25년이나 공석이던 보위부장에 군 감시업무를 담당하던 김원홍을 임명하는 등 측근들을 권력 핵심부에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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