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프랑스 파리 만국박람회에 출품된 뒤 프랑스에 기증된 우리 국악기 11점이 112년 만에 고국 땅을 밟는다. 국립국악원은 26일 프랑스 국립음악원 악기박물관이 소장한 거문고와 해금, 대금, 단소, 양금, 향피리, 세피리, 북<사진> 등 11점을 두 달간 대여해 특별 전시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 국악기들은 파리 만국박람회 때 왕실 생활용구와 도자기, 무기류 등과 함께 출품됐으며, 박람회 폐막 후 다른 출품작들과 함께 프랑스에 기증됐다. 이유는 20만프랑(약 4200만원)에 달하는 수송비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여 작업을 담당한 국립국악원의 주재근 학예연구관은 "당시 만국박람회를 기록한 프랑스 공식 문서에는 한국 대표단이 비용 문제로 출품작을 기증하고 갔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말했다. 파리 만국박람회 당시 출품된 우리 전시품 가운데 공예품은 프랑스 공예예술박물관으로, 국악기는 프랑스 국립음악원 악기박물관으로 옮겨져 소장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