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洑) 설치로 수량 늘었어도 오염물질 차단 미흡"

    입력 : 2012.07.23 03:09

    4대강 수질 목표 미달
    BOD 좋아졌지만 COD는 악화된 곳 많아
    "수량 늘면 수질 획기적 개선" 예상 빗나가
    4대강 중 영산강 수질 개선이 가장 미흡

    수질 논란은 4대강 사업 초기부터 제기된 주요 쟁점 중 하나다. 4대강에 대형 보(洑)를 세우고 강바닥을 깊게 준설하는 정부 계획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란 논리를 대며 "보(洑)를 세우면 물이 정체되기 때문에 4대강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선 정부 논리는 "수량이 많아지면 수질은 개선된다"는 것이었다. 4대강에 높이 10m 안팎의 16개 보를 세우면 물을 약 8억t가량 추가로 확보할 수 있고, 풍부해진 수량으로 수질이 좋아진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예상은 현재로선 빗나갔다. 4대강의 주요 66개 수질 측정 지점을 올 상반기에 조사한 결과 총인(TP·總燐·인 성분의 총량)이 개선된 곳은 64~93%,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나아진 곳은 59~77%,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개선된 곳은 13~57%였다. 총인과 BOD는 악화된 곳보다 개선된 곳이 많았지만, COD는 조사 대상 지점 가운데 43~87%가 악화되거나 변화가 없었다는 뜻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의 수질개선 공정이 주로 BOD와 TP를 줄이는 데 맞춰져 있다"면서 "향후 COD 수질을 개선하려면 또 다른 시설투자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4대강 수질 전망은 정부가 3년 전 발표한 '4대강 살리기 기본계획'에 자세히 들어있다. 당시 정부는 "당초 2015년까지 달성하기로 했던 BOD 기준 '좋은 물'을 2012년 조기 달성해 4대강에서 수영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BOD뿐 아니라 오염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COD와 TP 등 다른 수질 오염 물질도 개선해 4대강을 맑은 물로 회복하겠다고도 했다.

    BOD의 경우 올해 상반기 4대강 평균 수질이 2.1ppm(피피엠·100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을 기록해 2007~2009년까지의 상반기 평균 수질(2.6ppm)보다 훨씬 개선됐다. 그러나 COD 오염도는 이와 정반대였다. 한강의 경우 22개 지점 중 14곳(64%)이 악화됐고, 낙동강도 22곳 중 12곳(55%), 금강은 14곳 중 6곳(43%), 영산강은 8곳 중 6곳(75%)이나 COD 수질이 뒷걸음질쳤다. COD는 산업폐수 등 미생물이 분해하기 어려운 오염물질이 물속에 많이 포함돼 있을 때 수치가 올라간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하천에서 COD 농도는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산업발달의 부작용으로 새로 발생한 신규 오염 물질이 강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경부가‘4대강 살리기 사업’이전과 이후 4대강 수질을 비교한 결과 한강·낙동강·금강의 수질은 개선됐지만 영산강은 다소 악화됐다. 사진은 지난달 촬영한 경북 성주군 인근 낙동강 모습.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무인헬기 조종=에어픽스 신성민

    4대강 16개 보 건설 등으로 현재 확보된 물은 7억2030만t 규모이다. 준설량 감소 등으로 인해 당초 계획(7억9560만t)보다는 9.5%가량 줄었지만, 그래도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정도의 수량은 확보한 셈이다. 여기에다 정부는 4대강 인근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환경기준을 최고 20배까지 강화하고 하·폐수 처리장을 대량 증설하는 등 조치도 병행했다. 이로 인해 대체로 BOD와 TP는 개선됐지만 일부는 악화되거나 변화가 없는 곳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비록 수량은 많아졌더라도 ①보로 인해 물 흐름이 과거보다 느려졌고 ②강으로 유입되는 오염 물질의 양이 생각만큼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한 수질 전문가는 "4대강의 물 흐름이 (보의 영향으로)갈수기에는 과거에 비해 최대 10배가량 정체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수질 개선 효과가 미흡한 것은 물 흐름이 느려진 데다 정부가 계획한 만큼 오염 물질의 4대강 유입을 감소시키지 못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4대강 중 영산강은 수질이 다소 악화됐다. 수질 오염 4대 지표(BOD, TP, COD, 클로로필-a)를 종합평가한 결과 한강과 낙동강, 금강의 수질 개선율은 각각 52%, 65%, 77%인 반면 영산강은 47%에 그쳤다. 특히 COD의 경우 영산강 수질 측정 8개 지점 가운데 영산강 상·중류를 비롯한 6곳이 악화됐다. 개선된 곳은 1곳(영산강 하구언)에 그쳤다.

    환경부 관계자는 "영산강 주변에는 영농지가 많기 때문에 해마다 영농철인 상반기에는 하반기보다 수질이 더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영산강 수질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영산강은 다른 강들과 달리 상류에 댐 등 맑은 물을 공급하는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것도 수질 개선이 미흡한 원인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BOD, COD, TP, 클로로필-a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는 미생물이 물속에 든 유기물질을 먹어치워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데 소모되는 산소의 양을 뜻한다.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오염 물질의 양은 측정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미생물이 분해하기 어려운 '난(難)분해성' 유기물질을 과망간산칼륨이라는 화학약품을 넣어 제거하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산소의 양이다. 난분해성 유기물질은 자연계는 물론 산업 폐수와 도로변 등지에서 강으로 유입한다.

    TP(총인·總燐)는 영양 물질인 인의 총량을 뜻한다. TP가 많아지면 강물이 부(富)영양화 상태가 되면서 물이 오염된다. 이렇게 될 경우 클로로필-a 같은 조류(藻類·물속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가 과다 번식하면서 녹조 현상 등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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