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금주' B형 간염 보균자조차 잦은 술

입력 2012.07.10 03:16

직장인 25%가 회식 분위기 맞추려다 과음… 간경화·간암 악화 우려

중견기업에서 부장직을 맡고 있는 최모(47)씨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이다. 출생할 때 B형 간염 보균자인 어머니로부터 수직 감염됐다.

술이 간 기능 악화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그는 일주일에 2~3회 술을 마신다. 직장 내 음주 회식 자리가 많은 탓이다.

술을 가능한 한 피하려고 하지만 눈치가 보이는 데다 한두 잔 술을 마시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많이 먹게 된다고 최씨는 전했다. 그는 회사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 봐 B형 간염 보균자라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있다.

주량과 몸 상태에 관계없이 회식 자리에서는 남들 만큼 마셔야 하는 게 우리 직장 술 문화의 가장 큰 문제다. 이런 문화의 바탕에는 바로 폭탄주가 있다.
강북삼성병원과 조선일보가 30·40대 직장인 3만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음주 실태 조사에서 술을 절대적으로 자제해야 할 B형 간염 보균자도 4명 중 1명은 고위험 음주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형 간염 보균자는 전체 직장인의 4%였다.

B형 간염 보균자가 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25~30%는 바이러스가 간세포를 파괴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상당수가 간경화로 진행되며, 그 중 3~5%에서는 간암이 발생한다. 국내 간암 환자의 70%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과 한광협 교수는 "간염 바이러스가 불씨라면 술은 휘발유 역할을 한다"며 "술이 면역력을 떨어뜨려 바이러스 활동을 부추기고, 알코올 자체가 간세포를 파괴해 이중 피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간암 환자의 많은 수가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습관적 음주를 해왔다"며 "질병 발생 취약 그룹을 배려하는 음주문화가 필요하다"고 한 교수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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