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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과잉에 대한 반작용인가, 시대적 갈증의 반영인가?

최근 독서계에 스님 책 열풍이 거세다. 혜민 스님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쌤앤파커스)은 출판인회의 집계 주간 베스트셀러에서 3월 말부터 지난주까지 기간에 12주나 1위를 했다. 상반기 최고 베스트셀러다. 그뿐 아니라 '즉문즉설' 강연으로 유명한 법륜 스님의 스테디셀러 '스님의 주례사'(휴), 비구니 DJ로 유명한 정목 스님의 책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공감)가 10위권 안팎에 올라 있다. 법륜 스님의 '엄마수업'(휴), '깨달음'(정토출판), '방황해도 괜찮아'(지식채널) 등도 모두 종합베스트셀러 20위권 내를 오간다. 종교 부문도 아닌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스님들의 책이 이렇게 많이 포진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왜 스님들 책이 이렇게 강세인가.

"산중 아닌 세속 언어로 일상의 고통에 주목"

전문가들은 우선 "산중 수행승의 언어가 아닌 일상의 언어로 친구·오빠·언니처럼 친근하게 말한다"는 공통점을 꼽았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 스님이 지난달 17일 서울 목동 조계종 국제선센터에서 열린‘마음 치유 콘서트’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경집 전 가톨릭대 교수는 "최근 화제가 된 스님의 책들은 길고 복잡한 얘기가 아니라 여염에서 늘 듣던 말로 살아가는 데 긴요한 금언을 제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교리를 윽박지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불교와 스님들이 가질 수 있는 비교우위"라고 했다. 예전에 법정스님 책이 시골을 떠나 도시로 오면서 고향을 떠난 '이농(離農) 세대'에게 자연의 가치와 소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면, 지금 스님들의 책은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보통 사람들의 고민에 주목한다는 데 차별점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출판평론가 표정훈씨는 "다른 세계에 사는 줄 알았던 스님들이 사실은 우리 곁에서 우리의 고민에 귀 기울여주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게 공통점"이라고 했다. 하버드대 출신 젊은 미남 스님으로 유명한 혜민 스님, 사회적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는 법륜 스님, 방송 DJ로 목소리부터 친숙해진 정목 스님이 모두 그렇다. 그는 "마이클 샌델(정의란 무엇인가)과 장하준(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교수 책 유행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불확실성과 불안의 사회에서 그 구조적 원인을 찾던 사람들이 이성과 합리에 근거해 평화와 평정을 설파하는 스님들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도 했다.

"정치 과잉 반작용" VS. "시대적 갈증 반영"

김수영 로도스 출판사 대표는 "한동안 유행했던 정치적 문맥의 책들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생긴 반작용의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그는 "현 정권은 변화 조짐이 없고, 나꼼수 열풍도 수그러들고, 통합진보당의 종북 사태까지 지켜보며 사람들의 정치 피로감이 커졌다. 하지만 곧 안철수 원장의 책이 발간되고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다시 흐름은 정치 책 쪽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사회는 객관적 진실을 찾기 어려운 첨예한 갈등의 사회다. 과거엔 김수환 추기경으로 대표되는 천주교 사제들이 사회의 '중립적 존재' 역할을 했으나, 일부 사제들이 특정 현안에 대해 정치적 발언과 활동을 벌인 것이 부각되자 이젠 사람들이 스님들에게서 '중립적 존재'의 모습을 찾으려는 것"으로 봤다. "세월이 흐르면 더 잘살게 되고, 집값 오르고, 자식 대학 졸업시키면 번듯한 직장 갖던 시대가 끝났다. 스님들의 책은 성취를 향해 달려가던 사람들에게 '해도 안 된다'는 좌절이 아니라 '지금까지 추구하던 것을 버리자'며 전복적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일종의 진통제 역할이다."

법륜 스님과 강연 여행을 자주 다니는 김홍신 전 의원의 생각은 좀 달랐다. 그는 "베스트셀러는 시대 흐름의 명징한 반영"이라고 했다. "80년대 초 내 책 '인간시장'이 최초의 밀리언셀러가 된 것이 시대적 갈증의 반영이었듯, 지금도 마찬가지다. 마음의 참자유에 대한 열망, 해답이 없는 인생에서 느끼는 갈증, 그걸 채워준 것이 법륜 등 스님들의 책과 강연"이라는 것이다.

[스님 책 강세, 나는 이렇게 본다]

"일상의 말로 금언을 제시. 교리를 윽박지르지 않는 불교와 스님의 비교우위 결과" ― 김경집 전 가톨릭대 교수

"마이클 샌델과 장하준 책 유행의 연장선상… 이성적 합리적 평정의 메시지에 매혹" ― 표정훈 출판평론가

"정치적 문맥의 책이 인기 끈 데 대한 반작용… 안철수 책 나오면 사그라질 것" ― 김수영 로도스 출판사 대표

"천주교 일부 사제의 정치적 발언으로 '중립적 존재' 열망이 스님들에게 투영" ― 익명을 요구한 심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