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 시리즈 리부트(reboot)’판이라고 불린다. 이뿐이 아니다. 요즘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대부분 ‘프리퀄(prequel)’ ‘시퀄(sequel)’ 등의 생소한 외래어들을 수식어로 달고 있다. 도대체 무슨 뜻이고, 어디서 연유한 단어들일까.

우선 ‘컴퓨터를 껐다가 다시 시작한다’는 리부트는 영화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시리즈 전작 영화의 콘셉트와 주인공만 다시 가져오고 사건과 캐릭터를 모두 바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스파이더맨 리부트의 경우 스파이더맨의 여자친구와 대결 상대인 악당 등이 모두 바뀌었다. 기존 영화의 중심 이야기와 캐릭터는 그대로 둔 채 감독, 배우, 시대 등만 바꾸는 ‘리메이크(remake)’와는 다르다.

프리퀄은 전작(前作)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다. 주로 주인공들의 전사(前史)를 다루며 예전 영화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왜,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설명한다. 지난해 개봉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경우 앞서 개봉한 엑스맨 시리즈의 주인공 찰스 자비에 박사와 매그니토가 왜 대립을 하게 됐는지, 엑스맨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보여주는 프리퀄의 전형이었다. 시퀄은 전편의 주연배우가 재등장하는 영화의 후속편이다. ‘아이언맨’의 주연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다시 등장하고 스토리도 그대로 이어지는 ‘아이언맨2’가 한 예.

드라마에서 주로 쓰던 ‘스핀 오프(spin-off)’도 요즘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핀 오프는 원작의 주인공이 아닌 다른 캐릭터의 시점으로 만든 작품이다. ‘슈렉’시리즈에서 사랑받았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가 스핀 오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재활용’ 영화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이미 성공해 인지도와 팬을 갖고 있는 시리즈를 활용하는, 안전한 길을 택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