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초점] 네이버 문제는 '이해진 의장' 스스로 풀어야

    입력 : 2012.07.03 23:31 | 수정 : 2012.07.04 05:59

    이광회 산업부장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하루 평균 1300여만 명이 접속한다. 이들은 1인당 1시간 40분가량 머물며, 평균 190페이지 분량의 기사와 콘텐츠를 서핑한다. 만 18세 이상 신문 구독자가 신문을 읽는 시간이 하루 평균 39분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접촉시간의 차이는 꽤 크다. 네이버가 1999년 설립됐으니, 포털이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온 지 13년째. 성장속도 역시 빨라서 작년 매출 2조1200여억원에 영업이익 6200억원을 넘기는 알짜기업이 됐다.

    그러나 커진 위상과 중요해진 역할과 달리 '네이버' 하면 떠올려지는 부정적인 인상은 여전하다. '또 낚였다' '인신공격과 명예훼손·유언비어' '어린이 강간만화 등 패륜'…. 기사를 검색하다가 '제목 따로, 기사 따로'인 기사를 보며 '낚였다'며 혀를 차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부동산, 인터넷 쇼핑몰 사업 등 돈 되는 곳이라면 사업영역을 무차별로 확대하는 통에 "산업계의 씨를 말린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기업들은 "사이비 언론을 키우는 네이버 때문에 기업활동을 못하겠다"며 불만이다.

    기업들이 급기야 '반론보도닷컴'이라는 자구책까지 만들었으니 피해자들의 화는 선(線)을 넘어선 것 같다. 이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매장에서 불량식품을 걸러내는 선별작업에 최선을 다한다. 마찬가지로 정보유통업체인 포털 역시 이젠 청정화(淸淨化) 작업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

    네이버 문제의 해법은 경영진 구조를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풀린다. 기본적으로 네이버 경영진 구성은 '책임은 적게 지고, 이익은 극대화하자'는 방향에 맞춰져 있다. 대표이사 사장·부사장 등 수뇌부는 판사·검사 출신이 다수다. 김상헌 대표이사는 판사 출신이고, 김광준 부사장은 검사 출신이다. 첨단 IT영역을 개척하기에는 버거울 것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아무래도 이들의 역할은 미래보다는 현재의 관리 책임을 지는 쪽에 맞춰져 있을 것이다.

    대신 이익 극대화는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총지휘한다. 클릭수, 즉 트래픽을 늘리고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산업분야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 이를 이 의장이 지휘하고 있다. 대주주는 이익 극대화를 지휘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책임은 월급쟁이 경영진에게 떠안기는 구도는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네이버의 무차별적인 사업영역 확대 문제는 이제 정부가 본격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인터넷기업들은 "대기업의 골목시장 진출에는 눈을 부릅뜨는 정부가 네이버의 인터넷 골목시장 진출에는 아무 말이 없다"고 항의한다. 검색시장의 70%를 장악한 네이버는 독과점 기업이지만 방송통신위원회 등 당국은 관리감독에 눈을 감고 있다.

    네이버는 '참여·공유·개방'이라는 '웹 2.0'의 최대 수혜자다. 하지만 네이버가 주도해 온 한국판 웹 2.0은 '무분별한' 참여, '불량정보'의 공유, '무책임한' 개방으로 인터넷 공간을 오염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젠 결자해지(結者解之)다. 이해진 의장은 이사회 의장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버리고, 대표이사 CEO로서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이익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작업에 떳떳하게 도전하라는 얘기다. 아니면 경영 일체를 능력 있는 제3자에게 맡기고 일선에서 물러나 개인 대주주 역할에만 충실하면 된다. 비틀어진 한국판 웹 2.0을 바로잡는 작업은 그의 결단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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