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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탈북자로 위장 귀순해 국내로 잠입한 혐의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여성 공작원 이모(4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중국에서 수년간 한국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민박집을 운영하며 남한 정보를 입수하고, 중국에서 위조 미화를 유통해 외화벌이 사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1년 중국 선양에 파견돼 공작 활동을 해오다 지난해 탈북자로 위장해 태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이씨는 김일성대 경제학부에서 준박사(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대남공작기구인 보위부에 발탁돼 1998년쯤부터 3년 동안 평양에서 전문공작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또 중국 선양과 베이징 등지에서 공작 활동을 하며 2001~2007년 북한에서 직접 제작한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57만 달러 상당을 중국 위안화로 환전, 유통하는 '외화벌이 사업'을 해왔다.

2003년에는 북한으로부터 미국 CIA 관계자로 추정되는 재미교포 P씨에 대한 접근지령을 받고 북한에 있는 P씨 조카딸로 가장해 P씨를 중국으로 유인하여 약 5개월 동안 정탐했다.

특히 2007년부터는 중국 천진에서 한국 유학생들을 상대로 민박집을 운영하면서 대남 정보를 입수하고 공작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씨는 외화벌이의 공로를 인정받아 두 차례 진급 및 훈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이씨가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들어왔다는 첩보를 입수, 수개월간 내사를 해오다 지난 5월 이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입국과정에서 "탈북 이후 중국에서 한국인 남성과 동거를 했는데 그가 한국으로 들어가게 돼 나도 브로커를 통해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탈북자로 위장한 여간첩이 적발된 것은 2008년 원정화와 2010년 김미화에 이어 세 번째로, 모두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다.
원정화는 정훈장교 황모 대위 등 군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군 내부 정보를 빼내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김미화는 서울메트로 전 간부 오모씨에게 접근해 서울메트로 대외비 문건들을 빼낸 혐의로 구속됐지만 조사 과정에서 전향해 공소보류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