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왜 자극하나" 對 "미국 요구 무시 못해"

입력 2012.07.02 03:08 | 수정 2012.07.02 03:39

한일 군사정보협정 필요성 놓고 제기되는 3대 논란
① 중국이냐 미국이냐 - "美·日보다 對中무역량 더 커"… "美, 김정은 체제 급변 우려"
② 영토 분쟁국과 군사협정? - 日 방위성 "독도는 일본땅"… 정부는 "대북정보만 공유"
③ 日정보력은 - "탈북자 등 우리가 정보 많아"… "조총련 등 日정보도 중요"

정부는 지난달 29일 일본과의 서명 직전 보류시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필요성을 여야를 상대로 설득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협정이 국익에 과연 도움이 될지를 놓고 논란이 뜨겁게 벌어질 전망이다.

중국이냐, 미국이냐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외교 통상 구조가 바뀌었는데도 한일 군사협정을 맺는다는 것은 한반도를 굉장히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일본보다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훨씬 더 큰데 일본과 군사협정을 맺는 건 80년대 수준으로 후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고 미·일을 합해도 20%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는 외교통상 정책과 군사정책이 함께 따라가 줘야 한다"며 "이번에 통과시킨 한일 군사협정 체결은 80년대의 한·미·일 3각 동맹 수준에서 후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일본에 이어 중국과도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기 때문에 중국을 자극한다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협정은 미국이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 강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권고한 사항이었다는 점은 정부 관계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미국은 지난해 말 김정일의 급사(急死)와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북한에 언제 갑자기 급변사태가 생길지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재 한일 간에 막혀 있는 군사기밀 정보교환의 틀을 서둘러 만들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오른쪽)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 당 대표실에서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비밀리에 추진한 책임을 물어 김황식 국무총리 해임을 요구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영토 분쟁국과 군사협정?

야당과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종전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영토 분쟁국과 군사기밀 정보를 교환하는 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이달 중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재차 주장하는 방위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한일 양국 정부가 협정의 '6월 중 처리'를 추진한 것도 이달 중 일본 방위백서가 발간되면 협정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이 악화돼 당분간 체결이 힘들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금까지 러시아 등 24개국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했지만 우리와 영토분쟁이 있는 국가와 체결한 경우는 없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 공유 대상은 주로 북한 핵·미사일 정보인 데다, 우리가 일본에 주기로 결정한 정보만 주면 되기 때문에 군사정보 전반이 공유 대상이 아니다"면서 "반일(反日) 감정 등 한일 구도에 집착하지 말고 한·미·일 3국 정보공유 강화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얻을 대북 정보 얼마나?

일부 전문가들은 대북 정보수집능력 면에서 인간정보(휴민트) 등 우리가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데 굳이 서둘러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고 주장한다.

한 정보 전문가는 "우리는 현재 일본 정찰위성보다 훨씬 해상도가 높은 미 KH-12 정찰위성의 사진을 매일 받아보고 있고 탈북자 등 방대한 인간정보를 갖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이 이지스함이나 조기경보기, 특수 신호정보 수집기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 또 조총련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한 대북정보 등은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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