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開院日 지키도록 법으로 강제를

조선일보
입력 2012.06.25 23:14

국회법은 새 국회 임기 개시 후 7일째 되는 날 의장단을 선출하고, 그 후 3일 이내에 상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대로라면 19대 국회는 지난 8일까지 18개 상임위원회 구성을 모두 마치고 벌써 활동에 들어갔어야 했다.

그러나 19대 국회는 여야 간 원(院) 구성 협상이 끝나지 않아 아직 문도 열지 못하고 있다. 당장 신임 대법관 후보자 4명의 임명동의안 처리에 문제가 생길 판이다. 국회가 새 대법관 4명의 임기 시작일(7월 11일) 전에 동의 절차를 끝마쳐 주려면 늦어도 26일에는 국회가 열려야 하지만 지금으로선 전망이 어둡다.

여야는 총선 후 두 달간이나 누가 서로 좋은 상임위원장을 더 많이 차지하느냐를 두고 다퉈왔다. 최근 들어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타협이 이뤄지자 이제는 MBC 파업 청문회를 하느니 마느니 하며 다시 시간을 죽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방송을 자기네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고 국회가 만든 법을 국회의원 스스로가 사문화(死文化)시켜 버린 것이다.

여야는 법에 명시된 국회 개원 일정은 무시하면서도 "세비를 반납하겠다"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며 국회의원 특권을 서로 먼저 내던지기라도 할 것처럼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거짓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투다. 여야는 그런 속 보이는 짓을 당장 그만두고 국회 문부터 열어야 한다.

여야 협상을 통해 국회 원 구성을 해온 건 대화와 타협으로 국회를 운영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의 취지는 어디로 사라지고 이런 관행이 시작된 13대 국회 이래 국회 개원일은 단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다. 여야의 수준이 법정 국회 개원일을 지킬 정도도 되지 못했다면 법으로 강제할 수밖에 없다.

현 국회법엔 국회 개원일만 정해져 있을 뿐 이를 지키도록 할 방법이 없다. 다음 국회부터는 아예 개원일 이전에 원 구성이 자동적으로 끝나도록 법에 정해두는 걸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지금처럼 여야가 의석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나눠 갖되 다수당과 소수당이 어느 상임위를 맡는가를 사전에 정해 두거나 다수당이 먼저 선택권을 갖고 소수당들이 남은 상임위를 차례로 차지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