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부, NL대표 밀고 이석기·김재연 구하기

입력 2012.06.14 03:31

당 대표로 강병기 지지… 범주사파 결집 움직임
경기동부의 속셈 - 강씨 속한 NL계 부·경연합과 당권 재장악 노려
심상정 등 신당권파 비상 - "李·金 복귀 땐 黨 미래 없어"… 대표에 강기갑 내는 방안 고심

강병기 前경남 부지사
오는 29일 통합진보당 전당대회를 2주가량 앞두고 강병기 전 경남 부지사가 당 대표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당내 신(新)당권파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주체사상 계열 경기동부연합 중심의 구(舊)당권파가 강 전 부지사를 지원하는 대가로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구명(救命)을 요구할 것이란 얘기가 당 안팎에 파다하기 때문이다. 강 전 부지사가 속한 부산·울산·경남연합은 범NL(민족해방·범주체사상) 계열로 분류된다. 경기동부연합에 당권을 내주고 비주류로 밀려 있던 범NL계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연대를 모색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강기갑·유시민·심상정 전 대표 등이 주축인 신당권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강기갑, 동분서주

13일 진보당 각 정파는 강 전 부지사 카드를 놓고 물밑 신경전을 벌였다. 구당권파는 이날 경기동부 출신 핵심들이 국회에서 모여 차기 당 대표 선출과 관련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희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으로 경기동부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신석진씨도 의원회관에 나타났다. 당 주변에선 "강 전 부지사를 대표로 밀고 그 대신 이·김 의원에 대한 제명 철회를 요구하는 거래를 구상했다"는 말이 파다하게 퍼졌다.

신당권파 측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최근 며칠 동안 전화로 강 전 부지사를 계속 설득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위원장은 지난주 부산을 방문한 데 이어 13일 경남 창원을 찾았다. 공식적으로는 민주노총 주최 토론회 참석이었다. 강병기 전 부지사를 만나지는 않았으나 우회적 방법으로 불출마 설득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같은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 출신이다.

통합진보당 정진후·김제남·김미희·김선동(앞줄 왼쪽 넷째부터 일곱째) 의원과 당직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검찰이 지난달 21일 압수한 당원명부를 열람한 데 대해 항의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신당권파 "경기동부 또 꼼수 부리는 것 아니냐"

강 전 부지사가 속한 부산·울산·경남연합은 "비례대표 부정선거 사태에 구당권파의 책임이 있는 것은 맞지만 NL(민족 해방) 계열 전체가 죽을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권파 쪽은 강 전 지사가 범NL연합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된 뒤 이·김 의원의 제명 처분을 원상복귀시키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신당권파 관계자는 "지난 한 달 동안 온갖 여론의 뭇매를 맞아가며 해왔던 일이 경기동부의 꼼수로 인해 또다시 물거품이 되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신당권파는 당초 심상정 의원을 대표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강 전 부지사 측이 '범NL연합' 후보로 나설 경우 수적 열세라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강 전 부지사와 같은 전농 출신이고 인천연합과 가까운 강기갑 위원장을 내세우는 방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위원장이 나설 경우 범NL연합 형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민호 편지 놓고 당내 논란

한편 진보당 내부에서는 이날 '일심회' 간첩사건의 주범 장민호가 비전향 장기수들에게 보낸 편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전날 홈페이지에 공개된 장씨 명의의 편지에는 "경기동부 동지들을 지켜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신당권파를 겨냥해 "알량한 사회적 명망이나 정치적 지위에 안주하고 천박한 정치공작과 반공여론에 편승해 동지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있는…"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

당원들은 "간첩들이 경기동부를 걱정해주는구나" "결국 (경기동부) 동지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편지"라는 댓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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