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노 라호이(사진 뒤) 스페인 총리가 10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유로 2012 축구 경기를 보며 손뼉을 치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10일 구제금융 신청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한 지 1시간 만에 폴란드로 날아가 자국 국가대표팀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경기를 관람해 비난을 사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결국 국민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총리가 축구에 더 관심을 보이자, 국민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이날 유로 2012 스페인·이탈리아전에서 스페인이 동점골을 넣을 때 라호이 총리가 환호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포착됐다.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을 출발하기 전 여론을 의식, "2시간만 머문 뒤 돌아올 것이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위해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호이 총리가 9일 유럽연합에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 신청을 할 것이라는 발표를 루이스 데 귄도스 재무장관에게 맡긴 것도 구설에 올랐다. 여론의 화살을 일단 귄도스 장관이 맞게 한 후 라호이 총리는 다음 날 구제금융 수용 배경 등을 설명하며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라호이 총리에게 '겁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한편 라호이 총리가 구제금융 협상 전 귄도스 장관에게 고자세를 취하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스페인 현지 언론이 전했다. 라호이 총리가 "버텨라. 스페인은 유로존에서 네 번째 경제 대국이다. (아프리카) 우간다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