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부족 NASA, 허블보다 100배 뛰어난 첩보망원경 2개 선물받았다

입력 2012.06.06 03:05

美정찰국 "안쓰는것 넘기겠다"
우주 향하게 개조후 발사키로… 우주구성 암흑물질 연구 활용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사무실에 지난해 1월 미 국가정찰국(NRO)의 전화가 걸려왔다. "사용하지 않는 기기 두 개가 있는데 혹시 가져다 쓰시겠습니까." 얼마 후 NRO를 찾은 NASA 연구원들은 이들이 넘기겠다고 말한 '기기'가 최첨단 우주망원경 2개라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 지구 위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제작된 이 망원경은 지금까지 NASA가 발사한 가장 좋은 우주망원경으로 꼽히는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성능이 뛰어났다.

NASA와 NRO는 첩보용으로 비밀리에 만든 우주망원경을 NASA에서 개조해 우주 연구에 쓸 예정이라고 4일 발표했다. 현재 뉴욕주(州) 로체스터의 특수 창고에 보관돼 있는 새 망원경의 반사경은 1990년 발사된 허블망원경과 같은 지름 2.4m이지만, 보조 반사경 등 첨단 장치를 장착해 시야가 100배 넓고 초점을 더 쉽게 맞출 수 있다. 허블망원경과 같은 해상도로 100배 넓은 면적의 천체를 더 집중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NRO의 우주망원경은 허블망원경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무게는 훨씬 가벼워 발사 비용도 적게 든다.

NRO는 안보상의 이유로 이 망원경들의 자세한 사양이나 모습은 공개하지 않았다. NASA와 NRO는 모두 우주망원경을 개발하면서도 보안 유지를 위해 서로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NRO 디시오 국장은 "이 망원경들이 정보 수집용으로 쓰일 이유가 없어져서 NASA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몇몇 부품을 제거했는데 어떤 부품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경기 침체로 예산이 대폭 삭감된 NASA는 공짜로 첨단 우주망원경을 얻게 된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새 망원경은 우주 질량의 90%를 구성하면서도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암흑물질' 연구를 위한 '광각 적외선 탐사망원경'(WFIRST)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WFIRST는 예산 삭감으로 현재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NRO의 위성 기증으로 NASA는 약 2억5000만달러(약 295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NASA 측은 지구로 향한 망원경의 관측 방향을 우주 쪽으로 바꾸고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장착하는 등의 개조 작업을 거쳐 이르면 2019년쯤 NRO에서 받은 망원경을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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