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최근 발생한 교황청 내부 비밀문서 유출 사건 '바티리크스' 파문에 대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교황은 3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례 일반 알현을 마치고 "교황청과 나를 돕는 사람들에 관련된 최근 며칠간의 사건은 나의 마음에 슬픔을 줬다"고 말했다. 교황은 그러나 "가장 가까이서 나를 도와주는 동료와 내가 성직을 수행하는 데 성실과 희생으로 묵묵히 도와주는 이들에 대해 갖고 있는 신뢰와 격려의 마음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황은 문서 유출 사건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과장되고 불필요한 소문이 교황청에 관한 그릇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황청 일부 고위 성직자의 부정과 비리 등을 폭로한 '바티리크스' 파문은 지난 25일 교황을 6년간 수행한 개인 비서인 파올로 가브리엘레(48)가 문서 유출 혐의로 체포되면서 사건 배후 등과 관련된 추측성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가브리엘레의 단독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도하고 있다. 교황청 국무원장으로 바티칸 서열 2위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과 전 국무원장인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 세력이 권력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건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교황청 국무차관 안젤로 베치우 대주교는 29일 바티칸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교황청 문서를 훔친 일은 단순히 교황청 내부 일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말하는 것으로 믿고 교황에게 글을 쓴 사람들의 양심을 모독한 것"이라 했다.
입력 2012.06.0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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