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광개토태왕, 5년전 대조영 화면 썼다

조선일보
  • 채민기 기자
    입력 2012.06.01 03:08

    숙군성 공격, 일부 장면 그대로 같은 PD 연출, 제작진 재활용 인정
    사극팬들·시청자 게시판 '시끌'

    최근 종영한 KBS 1TV 사극 '광개토태왕'이 2007년 같은 채널에서 방영했던 사극 '대조영'의 일부 화면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4월 15일 방영된 '광개토태왕' 88회에서 고구려군이 후연(後燕)의 숙군성을 공격하는 신이다. 고구려군이 투석기에 불덩이를 장전하는 장면, 불화살을 쏘는 장면 등이 2007년 9월 16일 방영됐던 '대조영' 106회의 안시성 탈환 전투 화면과 똑같다. '광개토태왕'의 연출을 맡은 김모 PD는 5년 전 '대조영'도 연출했다.

    KBS의 화면 '재활용'은 시청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방송이 나간 뒤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대조영이 안시성을 다시 뺏을 때의 전투 장면과 똑같다. 다음에 또 대조영 장면을 쓸 때는 '옥에 티'로 대조영도 살짝 보여주면 캡처하겠다"고 꼬집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다른 시청자도 "함께 '광개토태왕'을 보던 아들이 '대조영' 화면과 똑같다는 말을 하기에 확인해봤더니 정말 전쟁 장면을 그대로 갖고 왔더라"고 썼다. 사극 팬들이 만든 인터넷 카페 등에도 "사운드와 채도 등을 약간 편집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100% 재활용이다" "숙군성 전투 장면에 안시성 탈환 전투를 재활용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더라" 같은 의견이 올라왔다.

    '광개토태왕' 제작진 측은 3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대극에서 필요하면 자료화면을 쓰는 것처럼 전에 찍어뒀던 화면을 보충해서 쓴 것"이라며 화면 재활용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한정된 시간과 제작비 때문에 예전 화면을 썼지만 화면 배경 등은 보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른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책임 PD는 "시간 부족 등 제작 환경에 쫓긴다 해도 같은 방송사에서 한 드라마의 방송 화면을 다른 드라마에 다시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