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와 딸. 휴스턴 크로니클 사이트

“어떤 어려움이 몰려와도 당신은 얼마든지 극복해 낼 수 있습니다. 저를 보세요.”

두 살짜리 딸을 보며 환하게 웃는 케이티 헤이즈는 한가지 소원이 있다. 있는 힘껏 딸을 품에 안아보는 것이다. 자신의 배 위에 딸을 올려놓고 볼을 비비거나 뽀뽀를 해 줄 순 있어도 아이를 두 팔로 안고 잠을 재우는 건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다. 그녀의 두 팔을 다 뻗어봐도 한 뼘 남짓.

30일 미국 휴스턴 크로니클이 전한 케이티 헤이즈의 스토리는 이랬다. 미국 동부 웨스트버지니아주 킹우드에 사는 그녀는 셋째 아이를 출산한 뒤 살이 썩어들어가는 원인 모를 희귀병에 걸렸다. 한 달간이나 혼수상태를 겪어야 했다. 손끝에서 시작했던 병이 몸 전체로 퍼질 수 있다는 의사들의 진단에 결국 그녀는 손과 다리를 모두 절단해야 했다.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그녀가 혹시라도 좌절해 다른 마음을 먹지 않을까 주위 사람들은 전전긍긍했다. 갑작스레 병을 앓게 된 것도 억울하고, 게다가 팔다리를 모두 잃게 된 것도 억울할 듯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재활에 매달렸고, 특수 장치를 이용해 휠체어도 탈 수 있게 됐다. 그녀의 소식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케이티는 강하다’(Katy is strong)이라는 웹사이트도 생겼다. 그 사이트를 통해 하루하루 나아지는 그녀의 밝은 모습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이 용기를 얻었다. 또 그녀의 수술비 마련을 위한 기금도 모였다.

재활하는 케이티

그러던 어느 날 케이티는 귀를 의심케 하는 소리를 들었다. 하버드 대 의료진과 연계된 브리검 여성 병원에서 그녀에게 이식 수술을 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주저 없이 그녀는 말했다. “난 내 삶을 되찾고 싶어요. 내 딸이 더 자라나기 전에 그녀를 힘껏 안아주고 싶어요. 제 인생에 ‘안돼’는 없어요.”

이르면 다음 달 시행할 이식 수술을 위해 그녀의 건강 상태가 좋은지 몇 가지 검사도 했다. 그녀의 파이팅 정신에 의사들도 놀랐다고 한다. “후회는 없어요. 난 이렇게 살아있는 걸요. 그래서 좋아요.”

하지만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예전처럼 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식된 부분과 신경이 제대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다. 얼마 전 터키에선 이식 수술을 받은 27세 여성이 결국 부작용으로 죽었다. 의사들은 또 그녀가 자신을 프랑켄슈타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했다.

“제가 그들에게 ‘실험실의 쥐’같은 신세가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전 이 분야의 개척자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훗날 제 이식 건에 대해 사람들이 이야기하겠죠. 새로 얻게 될 두 팔과 두 다리, 제겐 하늘이 내려준 선물입니다.”

만약 이 도전이 실패로 끝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좌절하지 않을 거라 마음먹었다. “이런 모습이 제 세 아이에게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선물을 해주는 거라 생각해요.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헤쳐나가는 겁니다!”

살이 썩어들어가 사지를 절단하게 된 케이티
재활에 힘쓰는 케이티
재활 훈련중인 케이티
남편과 다정한 모습의 케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