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울산, 이균재 기자] 울산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며 K리그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켰다.

울산 현대는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2012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서 후반 9분 터진 김신욱의 선제골과 후반 25분 행운의 상대 자책골, 후반 42분 이근호의 쐐기골을 더해 레안드로 도밍게스와 다나카가 한 골씩을 만회한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3-2로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울산의 김호곤 감독은 '빅 앤드 스몰' 조합인 김신욱-이근호를 최전방에 배치한 채 김승용-이호-에스티벤-고슬기로 허리 라인을 구성했다. 반면 가시와는 공격진에 다나카와 구도를 주축으로 중원에 구리사와-오타니, 양쪽 측면에는 '외국인 용병' 레안드로-조르제 와그너 콤비로 울산에 맞섰다.

전반 초반 짧은 탐색전이 끝나고 홈 팀 울산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전반 8분 프리킥서 곽태휘가 길게 올려준 볼을 김신욱이 정확히 머리로 떨궜고 이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근호가 다카노리 골키퍼의 키를 절묘하게 넘기는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반격에 나선 가시와도 1분 뒤 레안드로의 오른발 슈팅이 김승규 골키퍼의 가슴에 안긴 데 이어 전반 11분 문전으로 날아오는 크로스를 구도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나며 무위에 그쳤다.

이후 울산은 김신욱의 머리와 이근호의 빠른 발이 위협적인 콤비네이션을 선보이며 가시와의 골문을 지속적으로 위협했다. 전반 17분 김승용의 크로스를 받은 김신욱이 머리로 떨어트려준 것을 이근호가 오른발로 슛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전반 23분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서 다시 한 번 김승용이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문전으로 배달했지만 김신욱의 머리를 떠난 공은 골문을 외면하고 말았다.

여러 번의 찬스에도 소득을 올리지 못하던 울산은 전반 35분 이근호가 페널티 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곽태휘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 수비수 얼굴에 맞고 나오며 선제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공세를 멈추지 않던 울산은 5분 뒤 김신욱의 머리를 향한 곽태휘의 프리킥이 그대로 뒤로 흐르며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승용에게 노마크 찬스가 났지만 회심의 헤딩 슈팅마저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며 후반전을 기약했다.

후반전 들어서도 주도권을 잡은 채 가시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울산은 후반 2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이근호의 크로스를 고슬기가 회심의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데 이어 김신욱의 재차 슈팅마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지독한 골 불운에 시달렸다.

두드리면 열린다 했던가. 일방적인 파상공세를 펼치던 울산은 결국 가시와의 골문을 열었다. 후반 9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이근호가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배달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신욱이 골문 구석을 찌르는 정확한 헤딩 슈팅으로 가시와의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잔뜩 움츠리고 있던 가시와도 선제골을 허용하자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하며 울산의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11분 오타니의 대포알같은 오른발 중거리 슈팅과 후반 16분 다나카의 왼발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빗나가 울산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가시와의 맹공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20분 다나카가 울산의 골키퍼 김승규를 따돌리고 빈 골문을 향해 회심의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이재성이 골문 앞에서 가까스로 걷어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울산은 결국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코너킥에서 마쓰시마가 올려준 크로스를 레안드로가 헤딩 슈팅으로 울산의 골망을 흔들며 1-1 동점을 만든 것.

가시와에 흐름을 완벽하게 내준 울산은 행운의 추가골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후반 25분 마라냥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수비수 곤도가 발로 걷어낸 공이 가시와의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2-1 리드를 잡았다.

울산은 후반 37분 김신욱의 스루 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단독 드리블 돌파를 통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추가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반격에 나선 가시와는 후반 39분 레안드로의 슈팅이 김승규 골키퍼의 손에 걸린 데 이어 2차 슈팅마저 김영삼의 몸에 걸리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가시와의 총공세를 울산이 육탄 방어를 통해 막아내던 울산은 후반 42분 왼쪽 측면에서 강진욱의 크로스를 받은 이근호가 땅볼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기록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원 공격에 나선 가시와는 다나카가 추가시간에 왼발로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울산이 한 골 차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8강에 진출했다.

■ 30일 전적

▲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울산 현대 3 (0-0 3-2) 2 가시와 레이솔

△ 득점 = 후 9 김신욱 후 42 이근호(이상 울산) 후 21 레안드로 후 25 곤도(자책골) 후 45 다나카(이상 가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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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