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15개국 461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2012 아시아 대학 평가'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한·중·일의 각축전이었다. 아시아 대학 100위권 안에 인구 5000만의 한국이 19개 대학을, 인구 13억의 중국이 20개 대학을, 인구 1억3000만의 일본은 25개를 올렸다. 첫 평가가 이뤄진 2009년에는 한국이 17개, 중국이 11개, 일본이 33개였다.
순위 범위를 300위까지 넓혀서 봐도 마찬가지다. 상위 300개 대학 중 200개 대학이 한국(55개), 중국(72개), 일본(73개) 대학이었다. '공부 좀 한다'는 어깨 펴는 아시아 대학 3개 중 2개가 이 세 나라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평가 결과에 돋보기를 들이대면 한·중·일 대학들의 위상 변화를 읽을 수 있다. 한국이 탄탄하게 상승세를 타고, 중국이 무섭게 약진하는 사이, 일본은 상대적으로 주춤하는 양상이었다.
한·중·일 대학 중 상위권 학교만 따로 추려 분석해보면, 이런 추세가 한층 분명하게 두드러졌다. 각국 최상위 5개 대학의 평균 랭킹이 한국은 2010년 16위에서 2012년 11위로 다섯 계단 뛰었고, 중국은 25위에서 18위로 일곱 계단 뛰었다. 반면 일본은 8위에서 11위로 세 계단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100위권 안에 든 대학 숫자도 늘고, 그중 최상위 대학 성적도 눈에 띄게 상승했지만, 일본은 100위 안에 든 대학 숫자가 크게 줄고, 최상위 대학 성적도 한국과 중국에 못 미친 것이다.
특히 한국 대학의 상승세는 단순히 양적 팽창에 그치지 않고, 질적 향상까지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평가됐다. 서울대가 아시아 4위로 올라선 데 이어 카이스트(11→7위)와 포스텍(12→9위)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양대 사학 명문 연세대(18→16위)와 고려대(26→21위)도 정상권에 가까워졌다.
대학 분석 전문 사이트인 '톱유니버시티스 닷컴'의 대니 번(Byrne) 편집장은 "올해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나온 가장 큰 얘깃거리가 한국 대학의 성취"라면서 "대학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 대학은 전반적으로 교수 대 학생 비율은 줄고, 교수 1인당 논문 발표 편수와 피인용 횟수가 올라가고, 기업 등이 평가하는 졸업생 평판 역시 크게 나아지는 성과를 보였다. 2009년 첫 평가 때만 해도 졸업생 평판이나 국제화 지수에서 한국 대학은 '톱10' 안에 전무(全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