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22일 ‘통합진보당, 어디로(가나)’를 주제로 한 MBC ‘100분 토론’에서 북한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을 교묘히 피해 가려다 시민논객의 호된 질책을 받았던 통합진보당(통진당) 이상규 당선자에 대해 “대답하기 곤란한 부분은 중언부언하며 흙탕물을 튀기며 언어를 혼란시켜야 하는데, 불행히도 그게 잘 안 됐죠”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24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당시 구당권파는 토론과정에서)크게 두 가지 실수를 했습니다. 하나는, 북한문제에 관한 물음을 솜씨 있게 피해가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진 교수가 지적한 구당권파의 두 번째 실수는 “'혁신 비대위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얼떨결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것”이다.

그는 “이 물음 역시 언어를 흐리면서 빠져나가야 하는데, 별생각 없이 던진 견제구에 바로 속내를 드러내 버렸죠”라며 “이 두 가지가 합쳐져 시청자들에게는 당권파의 모습이 충격적으로 다가온 거죠. 당의 민주적 절차를 파괴하는 종파주의+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정하는 종북주의라는 이미지…. 결국 정면 돌파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다 스스로 덫에 걸려버린 셈이죠”라고 적었다.

진 교수는 또 이번 ‘100분 토론’이 구당권파측 요청으로 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구당권파가 토론 요청을 한)목적은 뻔하죠. 조사보고서의 일부 문제를 부풀려, 선거가 총체적 부정/부실이라는 결론을 부정하겠다는 겁니다. 한 마디로 물타기로 국면을 정면 돌파 하겠다는 얘기죠”라고 했다.

한편 이 당선자는 22일 방송에서 한 시민논객이 “국민은 통진당 사태가 종북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 인권이나 북핵, 3대 세습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종북이라는 말이 횡행하는 것 자체가 유감이다”, “여전히 남아 있는 사상 검증 양심의 자유를 옥죄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질문에는 문제가 있다”, “동포애적 관점에서 통일의 상대방으로서 협력, 교류하는 동시에 비판할 건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등의 답변을 했다.

이에 질문을 한 시민논객이 “말을 돌리고 있다. 입장을 분명히 밝혀 달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이런 질문 자체가 사상 검증과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평화적 관계로 끌고 갈 것인지 악화된 상황으로 갈 것인지 이분법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반박했고 끝내 북핵, 3대 세습 등에 대한 생각은 밝히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홍씨의 거침없는 질문이 “돌처럼 강한 직구 같았다”며 그를 ‘돌직구녀’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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