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 성인 1000명 대상으로 '국내 비영리단체 명성 조사' 실시

입력 2012.05.22 03:08

국민 61% "대표단체, 잘 모르겠다"
유니세프·아름다운재단
일반인 조사에서 1·2위 전문가 1위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미디어·기사 등 전략적 홍보와 기업의 신뢰·투명성 강화 우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제공
2010년 3월 31일을 기준으로 중앙행정부처(33개 부처)와 시도에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NPO) 수가 9000개를 넘어섰다. '2010 한국 개발복지 NPO 총람'에 따르면 국내 주요 220개 단체의 1년 모금액은 1조4000억원을 넘었고, 100여개 개발도상국에서 수행하는 해외원조사업 규모도 약 325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 NPO의 성장에 비해, 이 단체들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인 60.8%, 국내 대표적 NPO '몰라' 또는 '없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플랜엠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NPO 명성조사' 결과, 비영리민간단체 중 대표적인 기관을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53.6%로 나타났다. '국내에 대표적인 NPO가 없다'고 답한 이들도 7.2%를 차지했다. 반수 이상(60.8%)이 국내 NPO 활동을 모르거나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영리민간단체 대부분이 국내 사업 비중을 10~20%로 줄이고 해외 결연 사업에 집중하느라 NPO와 국민의 접점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기업 모금에 의존하는 단체가 많아 일반 기부자와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NPO 명성 순위별 격차 커

'국내 비영리민간단체 중 가장 잘 떠오르는 단체는 어디인지, 대표적 NPO 세 곳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해 일반인들은 유니세프(19.8%), 아름다운재단(13.3%), 월드비전(3.2%), 대한적십자사(2.7%) 순으로 꼽았다. 그러나 3순위 이후로는 응답률이 5% 미만으로 나타나 낮은 인지도를 기록했다. 특히 유니세프와 아름다운재단의 인지도는 3순위부터 10순위까지 8개 기관 인지도를 모두 합한 13.7%보다도 각각 많거나 비슷한 수치로 타 기관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비영리민간단체 인지층(39.2%)에서도 유니세프가 49.7%, 아름다운재단 33.5%, 월드비전 8%, 대한적십자사 6.8%로 그 격차는 컸다. NPO별로 일반인 인지도가 크게 차이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철희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유니세프는 UN 산하기관이라는 신뢰성 때문에, 아름다운재단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관련 분야 교수와 언론 종사자, 비영리단체 및 문화예술 유관단체, 정부 관계자 등 71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이뤄진 전문가 조사에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28%), 월드비전(22%), 아름다운재단(13.7%), 굿네이버스(8.3%), 유니세프(7.7%) 순서로 나타나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일반인들의 인지도는 낮았으나 전문가 대상 조사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유니세프는 일반인 인지도는 높았으나, 전문가 인지도는 낮게 조사됐다. 정무성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일반인과 전문가 조사에서 모두 하위권을 기록한 대한적십자사에 대해 "국제적으로 적십자사의 인지도가 낮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관변단체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PO 정보 주요 경로는 광고와 기사

비영리민간단체 활동 정보는 일반인과 전문가 모두 광고와 기사를 통해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 조사에서는 해당 단체의 방송과 신문, 온라인 광고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는 의견이 152명(38.8%)으로 가장 많았고, 방송 프로그램, 관련 기사, 칼럼, SNS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는 이가 107명(27.3%)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조사에서는 방송 프로그램과 관련기사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는 이가 전체의 35.8%(24명)로 가장 많았다. 사회공헌 컨설팅 업체 플랜엠 김기룡 대표는 "NPO도 전략적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광고, 기사 등 미디어를 활용해 기부자와 잠재적 기부자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반인 조사에서 '현재 기부하고 있어서 정보를 꾸준히 얻고 있다'고 답한 이들에게 기부를 시작하게 된 경로를 질문해보니 37.1%(17명)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미디어 광고와 자체 제작 홍보물을 통해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는 이가 16.9%(8명), 블로그와 SNS를 통해 기부를 결심했다는 이가 13.7%(6명)으로 조사됐다. 허인정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대표는 "모금 활동도 중요하지만 NPO 본래의 역할인 인식 개선, 권리 옹호 등 의제 설정 기능이 강화된다면, 인지도는 자연스레 올라갈 것"이라면서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늘려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PO 회계 투명성 위한 노력 기울여야

국내 비영리민간단체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전문가들 중 22.8%(13명)가 '회계 투명성 관리와 감시 기능 강화'를 우선으로 꼽았다. 신뢰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본 것. 정무성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사회적 으로 모금 단체를 감시하는 민간단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NPO의 내외부 감시 및 모니터링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뒤를 이어 '프로그램 기획 역량'과 '조직운영 역량' 강화 부분이 각각 21.1%(12명)로 근소한 차이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NPO 역시 조직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엿볼 수 있다. 강철희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투명성은 생존을 위한 생명줄이고, 기획과 조직운영 역량은 조직 기술의 핵심"이라면서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다양한 위원회, 이사회 개설이 필요하고 사회복지 전공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중간관리자로 채용해 기획과 운영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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