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군사위원회가 지난 10일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할 것을 행정부에 권고하는 '2013년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찬성 32표, 반대 26표로 가결 처리했다.

전술핵은 야포나 단거리 미사일 등으로 운반할 수 있는 위력 수십㏏짜리 소형 핵무기다. 과거 주한 미군은 전술핵무기 200여발을 보유했다. 그러나 1991년 11월 8일 노태우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5원칙', 같은 해 12월 8일 노 대통령의 '한반도 핵 부재 선언'을 거치며 한반도 남쪽에 있던 핵무기는 모두 철수했다. 당시 핵 개발 의혹을 사고 있던 북(北)을 향해 "우리가 먼저 핵 외투를 벗을 테니 너희도 포기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그 뒤로 20년 동안 북은 핵을 포기하기는커녕 핵무기를 최대 10개 개발했고 조만간 세 번째 핵실험을 할 태세다. 그동안 국내에서 "우리도 직접 핵 개발에 나서거나 최소한 주한 미군 전술핵이라도 다시 들여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머리를 들곤 했지만, 그때마다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그랬던 미국에서 작년 초 백악관 게리 새모어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이 "한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공식 요구한다면 미국이 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운을 떼더니 이번엔 의회가 전술핵 재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요즘 일본에선 "일본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과 이시하라 도쿄 도지사가 지도자감 1, 2위로 꼽히고, 두 사람이 함께 신당(新黨)을 만들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 예전엔 미치광이 헛소리로 취급받던 일본 핵무장론이 북핵(北核) 덕분에 중앙 무대에 당당히 서게 된 것이다.

아버지가 물려준 핵 장난감을 손에 쥐고 신이 난 철부지 김정은이야 세상 이치를 모른다 쳐도, 중국은 미국의 핵무기가 다시 동북아에 배치되고 일본이 진짜 핵 개발에 나설 경우의 심각성을 잘 알 것 아닌가. 그런데도 중국은 3차 핵실험을 하겠다는 김정은의 등만 쓰다듬어 주고 있을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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