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학 합격기]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허혜원·김재현·최윤정

입력 2012.05.10 03:14

미대 비실기전형 공략 비법?"미술 활동·창의력으로 승부"

(왼쪽부터) 허혜원 / 김재현 / 최윤정
허혜원
비교과 활동 빠짐없이 작성, 대화하듯 진정성 있게 면접

김재현
미술·디자인 서적 읽으며 풍부한 배경지식 쌓아

최윤정
사소한 경험도 꾸준히 기록, 직접 전시회장 찾아

홍익대학교 미술계열은 2013학년도 신입생 전원을 비(非)실기 전형으로 선발한다. 사교육 입시 미술의 폐해를 막고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009학년도부터 도입된 이 방식은 국내 미대 입시의 틀을 바꿔놨다. 미술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미대 진학을 꿈꿔볼 수 있게 됐기 때문. 비실기 전형으로 홍익대 시각디자인과에 합격한 허혜원(18·경북 구미고 졸)씨, 김재현(20·경기 수원 태장고 졸)씨, 최윤정(20·부산예고 졸)씨를 만나 '비실기 전형 공략 요령'을 들었다.

◇이과서 고3 때 진로 바꾼 허혜원

고교 시절 이과를 선택했던 허혜원씨는 3학년 때 진로를 미술대학으로 바꿨다. 비실기 전형이 없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선택이다. 허씨가 가장 신경 쓴 건 면접. 실제 상황을 가정해 기출문제를 내고 맞히는 연습을 반복했다. 표정·말투·용어 습관을 점검하기 위해 늘 디지털 캠코더로 본인 모습을 촬영했고, 결과물을 반복적으로 시청하며 문제점을 고쳐나갔다.

"면접에선 단순히 말 잘하는 것보다 면접관과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해요. 저와 단체 면접을 함께 본 한 친구는 면접관의 눈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바닥만 응시하며 문제를 풀더군요. '진정성을 갖고 임하면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죠."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실기시험 결과 없이 홍익대 미술계열에 응시하려면 일명 '미술활동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허씨는 총 10개의 미술 관련 비교과활동 내용을 기재해야 하는 보고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교내 미술 동아리 활동에서부터 축제 때 미술 작품 판매, 체험학습 겸 찾았던 전시회 관람기 등 준비한 내용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제출했어요. 작은 활동 하나도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무엇이냐에 따라 좋은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수 있거든요."

◇일반계 고교 문과 출신 김재현

일반계 고교 문과 출신인 김재현씨는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전 3권·진중권 글·휴머니스트)나 '광고 천재 이제석'(이제석 글·학고재) 등 미술·디자인 관련 서적을 읽으며 스토리텔링을 연습한 게 면접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홍익대 미대 비실기 전형의 경우, 해마다 주제는 달라지지만 유형은 정해져 있어요. 두 개의 그림을 제시한 후 비교시키거나 하나의 특정 작품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해보라는 식이죠. 솔직히 지식 측면에서만 놓고 보면 수험생이 교수를 앞서긴 어려워요. '이 그림은 ○○년도에 발표된 ○○사조 작품이다' 같은 단순 지식 암기보다 큰 틀에서 얘기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홍익대 미술계열 전공 면접에선 △폐차를 활용한 미술작품의 예시를 참고해 연탄재로 어떤 디자인(또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하라 △빗살무늬 토기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 2006)의 작품을 제시한 후 두 작품의 특징을 비교하고 그 중 시간성이 들어간 작품에 대해 말하라 △미국 팝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의 '행복한 눈물'을 보여준 후 그림을 설명하고 팝아트의 대중성에 대해 말해보라 등의 문제가 주어졌다. 하나같이 관련 배경지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요한 질문이다. 김씨는 "특정 주제, 이를테면 '에코(친환경) 디자인' 등의 키워드를 정한 후 환경 관련 서적을 읽고 거기에 나만의 얘길 담아내는 방식으로 면접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예고서 서양화 전공한 최윤정

예고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최윤정씨는 "얼마나 다양한 활동을 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기록을 남겼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미대 진학을 준비해 온 최씨는 중고교 시절 각종 미술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경력을 쌓아왔다. 대외 활동 관련 사항은 늘 메모장에 기록으로 남겼다. 전시회장을 찾았을 땐 일정·장소 같은 기본 정보 외에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특정 작품에 대한 감상' 등을 따로 메모했다. 전공 관련 서적을 볼 때도 책 내용을 요약한 후 거기에 간단한 감상문을 곁들였다.

"입시 시즌에 임박해 한꺼번에 작성하려면 부담스럽지만 평소 조금씩 기록해두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불안한 마음에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 학원을 찾은 적도 있지만 돌이켜보니 직접 전시회장을 찾아다니고 학교 생활에 충실하며 경험한 것들이 가장 유용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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