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티에 휘둘리던 美공화, 이번엔 리버태리언(자유당)에 휘청

조선일보
  • 정시행 기자
    입력 2012.05.08 03:05 | 수정 2012.05.08 07:18

    낙태·마약 등 개인 선택 중시, 오바마 건보 반대 논리 개발
    反정부 성향 20대 표심 공략

    미국 공화당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압도적인 스타'를 내지 못하자 연이어 급진적인 외부세력에 흔들리고 있다. 한동안 과격 보수주의 시민단체인 티파티(Tea Party)가 공화당을 쥐락펴락 하더니, 이번엔 미국의 모든 해외주둔군 철수와 19세기식 금(金) 본위제 등을 주장하는 제3 정당 리버태리언(Libertarian Party·자유당)이 "공화당의 대안이 되겠다"며 나섰다.

    리버태리언은 '최소한의 정부, 최대한의 자유'를 내걸고 1971년 창당된 정당으로 18세기 미국·유럽의 반정부 자유주의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티파티처럼 복지혜택을 명목으로 한 증세와 기업 보조금, 각종 정부 규제에 반대하는 보수 이념을 기본으로 한다. 전 국민 의무가입을 골자로 하는 오바마 정부의 새 건강보험법에 대한 반대 논리도 리버태리언이 처음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낙태, 동성결혼, 마약 문제 등에선 국가와 종교기관의 간섭보다 개인의 선택을 우선시한다. 이 때문에 리버태리언은 진보 진영과 베이비붐 세대, 10~20대에도 상당한 호소력을 발휘한다고 하버드대 정치연구소는 분석한다.

    리버태리언은 지난 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게리 존슨(59·사진) 전 뉴멕시코 주지사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존슨은 주지사 시절 의회와 타협하지 않는 강경한 태도로 유명했으며, 이번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섰다가 뛰쳐나왔다. 미트 롬니 후보가 공화당 후보로 굳어지긴 했지만 확고한 보수 정체성도, 이렇다 할 매력도 보여주지 못하자 경선에 승복하지 않고 '딴 길'을 찾아 나선 경우다.

    존슨은 이날 정부 지출 최소화를 약속하며 "오바마 대통령이나 미트 롬니 모두 해외로의 군사·경제적 진출을 지향하기 때문에 이들이 당선되면 국제문제 개입과 재정지출은 더욱 커지고, 미국민의 자유도 지킬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끝내는 방안으로 마리화나 합법화를 제안하고, 중국 위안화의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연방준비위원회 폐쇄와 금 본위제로의 복귀 등을 공약했다.

    미국 언론들은 역대 대선에서 1% 안팎 득표에 머물렀던 리버태리언이 올해는 의외의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현 정부의 경제실패와 지리멸렬한 공화당 경선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부동층화하면서 제3의 대안세력에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처럼 경기침체와 국가부채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치러진 1992년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기업인 출신 로스 페로가 19%를 득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공영라디오(NPR)는 6일 "높은 실업률로 반(反)정부 정서가 강한 20대가 공화당이 아닌 리버태리언에 쏠리고 있다"며 "공화당이 리버태리언의 폭발력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허핑턴포스트도 "존슨이 현재 공화당 경선에서 유일하게 롬니와 경쟁하고 있는 론 폴 전 텍사스 하원의원과 연대하면 롬니에게 마음을 붙이지 못한 보수층을 공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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