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낭독기 사용시 다음 링크들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사회
교육ㆍ시험

[학교 폭력, 이젠 그만] "학생 단 1명이라도 학교폭력 말한다면 도와줘야"

  • 심현정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입력 : 2012.04.23 03:03

    피해자 가족협 - "1000명 토론회 열자"
    "해결방안 못 내놓는 학교엔 불이익 주는 방안 생각할때"

    전국에서 67만명의 초·중·고교생이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학부모들이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우리도 가만있을 수 없다"면서 학교 폭력 추방을 위한 대책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가족협의회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부 교육청과 협의해 오는 7월 학생들과 함께하는 대규모 토론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 학부모 등 1000명이 토론회에 참여해 격의 없이 폭력 실태를 있는 그대로 털어놓고 대책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좋은학교만들기 학부모모임' 서인숙 대표는 "교과부의 이번 학교 폭력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라며 "단 한 명이라도 '학교 폭력이 있다'고 말한 학생이 있다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9일 학교폭력예방센터·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등이 서울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정부는 학교폭력으로 자살하거나 사망한 학생들을 기억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지난해 12월 29일 학교폭력예방센터·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등이 서울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정부는 학교폭력으로 자살하거나 사망한 학생들을 기억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서 대표는 "(설문에 응한 학생들이 교내에 폭력이) 없는 걸 있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학교들이 '낙인(烙印)효과' 운운하며 수동적인 모습만 보여주니, 학부모들이 학교를 불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로 전국적으로 학교 폭력이 일상화됐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설문지의) 회수율이 낮은 건 일부 학교와 학부모가 학교 폭력 해결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부족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학부모들도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대해 알기 어렵다"면서 "내 아이가 학교 폭력에 노출된 줄도 모르는 분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이 이런 실태조사를 공개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 역시 실태조사에 대한 학교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고3, 고2, 중3 세 자매를 키운다는 학부모 A씨는 "학교에 일진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도 일진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그는 "현실을 인정하기는커녕 학교 체면만 생각한다"며 "단순히 발표만 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학교 폭력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학교에 불이익을 주는 강력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학부모 B씨는 "일각에서 실태조사 공개를 놓고 시시비비를 따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 학생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단 한 명의 아이라도 구해낼 수 있다면 조사 비용이 100억, 수천억원이 들어도 해야 하는 조사였다"고 했다.

    B씨는 또 "학교와 교사들은 말로만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 정작 자기 학교가 문제가 되니까 오명을 뒤집어쓰기 싫어 발뺌하고 있다"며 "화장(火葬)률이 90%가 넘지만, 정작 자기 동네에는 화장터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님비(NIMBY·지역이기주의)현상'이나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중2, 고3 형제를 키우는 학부모 C씨는 "(이번 조사는) 시시콜콜한 문제를 따지기 전에 음지에 있던 학교 폭력 문제를 양지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면서 "단 한 건이라도 학교 내에서 학교 폭력 피해자가 있다는 것이 드러난 이상, 이 아이들을 위한 해결책을 찾는 게 우선이 아니냐"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여고 교사는 "우리 학교에도 학교 폭력이 심각하지만 다들 쉬쉬하며 숨기거나 사건을 축소하려고만 해 답답하다"며 "교사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TV조선 뉴스 핫클릭TV조선

    오늘의 뉴스브리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