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결사반대 법안 통과, '바늘구멍'은 있다

조선일보
  • 선정민 기자
    입력 2012.04.19 03:09 | 수정 2012.04.19 07:26

    여당이 상임위·법사위 위원장 맡고 과반돼야 겨우 가능

    몸싸움 방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제 '국회 과반수 의석'이란 개념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법률안은 원칙적으로 상임위→법사위→본회의를 거친다. 상임위에 따라 야당 의원이 위원장인 경우가 있는데, 야당 소속 위원장이 상임위 절차를 거부하면 법안 처리 절차가 막히게 된다. 거기다 관행적으로 법사위는 야당에서 위원장을 맡아와, 법사위 단계에서 쟁점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많았다.

    새 법률안대로 된다면 정부·여당이 쟁점 법안을 야당 반대를 뚫고 통과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바늘 구멍' 정도다. 우선 소관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여당 소속이어야 한다. 그래야 상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상임위를 통과시키려면 위원회에서 여당이 과반수를 점해야 한다. 이번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151석으로 전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16개 상임위 전부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수는 없다.

    이렇게 1단계 상임위 절차를 통과해도 2단계로 법사위가 기다리고 있다. 우선 원(院) 구성을 하면서 관행적으로 야당이 하던 법사위원장 자리를 힘으로 빼앗아와야 한다. 그러나 여당이 이같은 시도를 한다면 야당은 "몸싸움 방지법의 기본 전제가 흔들렸다"며 물리력을 동원하고 국회는 회의도 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지난(至難)한 과정을 거쳐서 '전(全) 상임위 독점, 전 상임위 과반수 확보'를 여당이 만들어내야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번 법안 협상을 맡았던 새누리당 관계자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고, 국회 고위관계자는 "야당 의원 전원이 끝까지 반대하면 법안은 통과시킬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개정안대로라면 여당에서 쓸 수 있는 실질적으로 유일한 방법은 '패스트 트랙 제도(신속 처리제)'다. 야당이 상임위나 법사위에서 법안을 지연시킬 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법안이 자동으로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절차는 상임위원 60% 이상이 요구하는 법안에 대해서만 적용할 수 있다. 모든 상임위에서 60% 이상을 확보하려면 180석이 있어야 한다. 단일 정당이 180석을 얻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번 19대 국회 새누리당도 151석에 불과하다. 이 역시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것이란 얘기다. 과반수가 안 되는 야당이나 과반수를 가까스로 채운 여당이나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면 안건 통과를 못 시킨다"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어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본회의에 올리더라도 야당의 필리버스터 등 장애물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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